[인터넷 영화탐험]'아이즈 와이드 셧' 신성모독 논란

  • 입력 1999년 9월 9일 19시 21분


(http://members.tripod.com/∼lovepile/ewsx.html)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유작인 동시에 톰 크루즈, 니콜 키드만 부부가 주연한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이 논란에 휘말렸다.

‘아이즈 와이드 셧’은 관람등급을 낮추기 위해 약 65초간 야한 장면을 컴퓨터그래픽으로 지운 것이 밝혀져 한 차례 논란이 일었던 영화. 이번에는 힌두교 경전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힌두교도들의 지탄을 받기에 이르렀다.

논란은 영화의 절정에 해당하는 장면에 힌두교 경전인 ‘바가바드 기타’의 일부 경구들이 쓰인 것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문제는 그 장면이 성탄전야에 미국 뉴욕의 일부 상류층이 성적인 환상을 충족시키기 위해 펼치는 은밀한 섹스의 향연을 보여준다는 점. 향연에 참가한 모든 이들이 가면을 쓰고 상당히 기괴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이 장면을 좀 더 이색적으로 만들기 위해, 큐브릭 감독은 ‘바가바드 기타’경전의 일부를 낮게 읊조리는 목소리를 배경음악과 함께 사용했던 것.

이를 안 힌두교 지도자들은 이 영화를 격렬하게 비난하기 시작했고 미국 힌두교 비방방지위원회를 비롯한 각종 힌두교 단체들은 제작사인 워너 브라더스에 그 장면의 삭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제작사는 “경전의 내용을 그 장면에 사용한 것은 아무런 의도가 없었다”며 사과로 무마하려 했다.

그러나 힌두교도들은 인터넷 뉴스그룹에 감독과 제작사를 비난하는 글을 올리는 등 적극적인 반(反)‘아이즈 와이드 셧’운동을 펼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끝―

이철민(인터넷 영화칼럼니스트)

bandee@channel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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