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권순활/日관광객 『항공권이 없어요』

  • 입력 1999년 8월 16일 18시 39분


일본여행업협회(JATA)가 지난달 자국민을 대상으로 이번 여름휴가 때 여행하고 싶은 나라를 조사해 발표했다. 한국은 지난해의 3위에서 올해에는 1위로 떠올랐다.

이른바 ‘안근단(安近短·싸고 가깝고 짧은) 여행’을 선호하는 일본인의 최근 경향과 한일우호 분위기 확산 등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막상 한국여행을 계획한 일본인 가운데는 항공권을 구하지 못해 계획을 포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한일간 노선 가운데 특히 서울∼도쿄(東京)간 항공권은 이미 9월말까지 예약이 끝났다.

급한 용무로 서울에 가야 하는 일본인은 항공권 형편이 덜 나쁜 오사카(大阪)나 후쿠오카(福岡)를 경유해 서울에 가는 불편을 겪기도 한다.

서울∼도쿄간 항공권 구입난은 일본 나리타(成田)공항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임시편을 운항하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결정적인 이유는 올해 들어 한국인의 해외여행이 다시 급증한 데 있다. 한국 경기 회복세와 증시활황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중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37만여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나 늘었다.

그러나 이번 여름 한국을 찾을 일본인은 당초 예상됐던 45만명에서 40만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일본 여행업계는 전망한다. 주로 항공기 탑승난 때문이다.

일본종합연구소 이시다 마사루(石田賢) 사회시스템연구팀장의 ‘한국경제를 낙관할 수 없는 5가지 이유’ 같은 글이 일본언론에 잇따라 보도되고 있다.

그래도 서울에서는 한국경제 낙관론이 주류를 이루는 것 같다. 불과 2년 전의 경제위기도 한국인의 기억에서 벌써 멀어지고 있다. 많은 외국언론의 지적처럼 한국인은 또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리고 있는 것만 같다.

권순활<도쿄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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