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임창용 3년연속 40SP…"연투해야 직성풀린다"

  • 입력 1999년 8월 9일 19시 56분


“형님, 쟤는 ‘3―3―2’예요.”

투수 임창용(23·삼성)을 두고 해태 장채근코치가 삼성 서정환감독에게 건넨 말이다.

‘3―3―2’가 뭘까.

3연전을 하면 사흘동안 3이닝―3이닝―2이닝씩 연투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투수보호측면에서 보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얘기.

마무리를 이런 식으로 기용한다면 당장 투수의 어깨가 성하지 않을 게 분명하다.

하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임창용은 연투를 해야 더욱 투구감각이 살아나는 스타일.

전날 3이닝을 던졌더라도 이튿날 구원상황이 되면 코칭스태프의 지시도 없이 혼자 불펜에 나가 먼저 몸을 푼다.

다른 팀 투수들은 ‘저러다 오래 못가지’하며 걱정스러운 눈치지만 본인이 더 던지고 싶어 안달이니 어쩔 수 없는 일.

사실 임창용의 투구횟수는 선발투수와 맞먹는다.

97,98년에 2년 연속 130이닝을 넘었다. 올해도 벌써 54경기에서 111과 3분의 1이닝을 던져 130이닝 돌파가 눈에 보인다.

천하의 선동렬(현 주니치 드래건스)도 국내에서 뛸때 마무리에만 전념한 93년이후 130이닝 이상을 소화한 적이 없다.

서감독은 “올해 우리 팀 승리의 3분의 2는 창용이가 건진 것”이라며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임창용은 8일 대구 두산전에서 세이브를 추가, 11승2패29세이브로 40세이브포인트에 올랐다. 3년 연속 40SP는 프로 첫번째.

‘언터쳐블’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뛰어난 구질을 가진데다 ‘젊음’을 무기로 쉴새없이 등판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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