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밀레니엄 베스트]천연두 백신

입력 1999-08-05 21:30수정 2009-09-23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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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초의 영국 사회에서 메리 워틀린 몬태규 부인의 아름다움과 지성은 수많은 사람들의 찬탄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1717년에 터키주재 영국대사인 남편과 함께 콘스탄티노풀에 살고 있던 그녀가 천연두에 걸렸다.

전염성이 매우 강한 천연두 바이러스의 치사율은 최고 40%였다. 고대 로마의 군대가 집단으로천연두에걸린이후로 천연두는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군대와 도시를 황폐화시켰다. 몬태규 부인은 다행히도 목숨을 건졌지만 그녀의 아름다움은 이미 온데간데 없었다.

천연두에서 회복된 얼마 후에 몬태규 부인은 딸을 낳았다. 그때 그녀의 출산을 도왔던 터키 의사 엠마누엘 티모니가 산모의 흉한 얼굴을 보고 놀라 터키의 민간요법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천연두에 감염된 사람의 물집에서 채취한 액체를 아이의 몸에 비벼서 평생 면역력을 길러준다는 것이었다. 그후 20년 동안 영국에서는 800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이 방법이 시행됐다. 그 중에는 당시 여덟살 소년이던 에드워드 제너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 방법이 널리 시행되지는 않았다. 이 방법을 시행한 사람들 중 약10% 가량이 천연두에 걸려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당시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국에서는 이 방법을 시행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기도 했다.

그로부터 약 50년 후, 의사가 된 제너는 천연두의 치료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몬태규 부인이 시작한 과거의 방법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사실 그는 어렸을 때 그 방법을 시행받았다가 크게 시달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천연두라는 질병에 대해 상당히 집착하고 있었다.

제너는 외과의사로서 도제생활을 하던 영국의 시골에서 흥미 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농장에서 일하는 여자들 중 천연두에 걸린 소의 물집이 손에 옮았던사람들은절대로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1796년에 제너는 소를 통해 천연두에 전염된 여자의 손바닥에서 채취한 물집을 이용해 최초의 천연두 백신을 만들어 시험해보았다. 첫 실험 대상은 자기 집에서 일하는 하인들의 아이들이었다. 그는 아이들에게 백신을 놓은 후 그들을 천연두 균에 노출시켰다. 실험이 실패해서 아이들이 병에 걸리더라도 그것에 대해 보상을 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을 알고 한 짓이었다.

제너의 실험은 성공을 거뒀고 이는 의학이 세균의 정복을 향해 첫 걸음을 내디뎠음을 의미했다. 그러나 제너가 한 것과 같은 실험을 방지할 의학 윤리의 발전은 그보다 훨씬 나중에 이루어졌다.

▽필자:제롬 그루프만=하버드대 의대 교수

(http://www.nytimes.com/l

ibrary/magazine/millennium/m1/groopma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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