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두산 우즈-삼성 스미스, 용병거포들의 명암

  • 입력 1999년 7월 26일 19시 20분


30세 동갑내기로 0.1t의 거구를 자랑하는 오른손 거포 스미스(삼성)와 우즈(두산)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흑곰’ 우즈는 프로야구 용병 첫 해인 지난해 한 시즌 42홈런 신기록을 세우며 페넌트레이스 MVP를 거머쥐었던 ‘코리안드림’의 주인공. 워싱턴포스트와 AP통신에서도 그의 성공담을 특집으로 다뤘었다.

반면 올해 한국땅을 밟은 스미스는 시즌초 ‘공갈포’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공갈포’란 지난해 11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용병 트라이아웃 캠프에서 웬만한 볼은 담장 너머로 넘기던 것을 비아냥대서 하는 말.

예상대로 전반기는 우즈의 페이스. 시동이 늦게 걸리는 체질인 그는 4월에는 6홈런에 머물렀지만 5월들어 3할3푼대의 고타율과 함께 10홈런을 보태며 이승엽(삼성), 샌더스(해태)와 함께 홈런 3파전에 뛰어들었다.

이에 비해 스미스는 4번에서 7번타순으로까지 밀려나더니 급기야는 벤치를 지키는 신세로 전락했다. 연봉 1억원을 주고 모셔온 선수가 4월 홈런이 고작 1개였으니 삼성 코칭스태프의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을지 짐작이 간다.

그러나 인간지사는 새옹지마. 스미스는 대타로 간간이 타석에 나서면서도 5월에만 11홈런을 몰아치는 괴력을 발휘한다.

다시 주전으로 복귀한 스미스는 6월들어 6홈런으로 페이스를 조절하더니 7월 19일부터는 이승엽과 나란히 25일 현재 6경기 연속홈런 신기록을 작성했다.

비록 이승엽의 그늘에 가렸지만 5월 이후에만 24홈런을 친 스미스의 홈런 레이스는 가히 이승엽에 견줄만 한 것.

반면 우즈는 6월들어 왼손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4홈런에 그치더니 7월에는 왼쪽 허벅지 근육통으로 한달 가까이 홈런 1개에 만족하며 애를 태워야 했다.

더구나 우즈는 지난해 MVP인데도 불구하고 올스타전에 출전하지 못한 것을 비롯, 홈런레이스에서도 이승엽이 25일 지난해 자신의 42홈런 기록과 타이를 이루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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