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홍성철/『신창원은 범죄자일뿐』

  • 입력 1999년 7월 18일 18시 39분


탈옥수 신창원은 도피생활 동안 뿌린 이야기거리 못지않게 검거후에도 많은 화제를 낳고 있다.

그중 가장 주목하고 경계해야 할 것은 그에 대한 터무니없는 동정 여론이다.그의 검거에 안도하기 보다는 오히려 애석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특히 일부 청소년들 사이에는 신을 ‘의적’ 쯤으로 여기는 ‘신창원 신드롬’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의 검거소식 이후 컴퓨터통신에도 이같은 내용의 글들이 다수 오르고 있다.

신창원이 일부 계층에 이처럼 터무니없이 미화돼 부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무엇보다 그의 행적이 몇번이나 경찰에 붙잡힐 뻔 하다 빠져나오고 주변에 항상 여자가 끊이지 않는 등 마치 영화처럼 드래마틱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그가 부패하고 무능한 공권력을 골려주는 것같아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사람도 있었다는 분석이다.

신이 절도행각을 벌여 가난한 사람을 돕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는 점도 그를 미화시키는 요소가 된 듯하다.

문제는 강도치사죄로 무기징역이 확정돼 복역중 탈옥한 신에게 이같은 동정론이 나오는 사회적 분위기다.대다수 사회병리학자들은 우리 사회의 지배계층이 국민대중으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지배계층에 대한 잠재적인 불만이 신을 통한 대리만족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신은 우리 사회를 위해 단한번도 생산적으로 기여한 적이 없고 남에게 피해와 고통 밖에 준 적이 없는 살인강도,절도범일 뿐이다.그러나 그에 대한 ‘신드롬’은 ‘법을 어기는 지도층에 대한 반감(反感)의 한 표현’이라는 점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홍성철<사회부>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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