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문들은 “조선진은 대국이 거듭될수록 강해졌으며 그 강인함을 살려나간다면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상대가 조치훈9단이었기 때문에 매스컴의 관심은 더욱 컸다. 기세이(棋聖) 메이진(名人) 혼인보 등 일본의 3대타이틀을 3년째 장악하고 있던 조치훈9단의 아성이 조선진에 의해 무너졌다.
도전권을 얻은 해에 바로 타이틀을 획득한 것도 18년만의 일. 81년 조치훈9단 이후 처음이었다.
조선진의 성실한 자세도 바둑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일찌감치 대국장에 나와 바둑판을 정성껏 닦았다. 대국중 상의를 벗지 않았으며 자세를 흐트러뜨리지도 않았다.
조선진의 기풍은 어떤 틀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다. 단점이자 장점이다.
타이틀을 따내기는 했지만 조선진이 조치훈을 제치고 세대교체를 완성했다고 하기에 이르다. 열렬한 바둑팬인 작가 미요시 토오루(三好徹)는 “그가 도전권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만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승자와 패자 모두가 한국인이란 점에서 즐거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