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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6월 28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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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창원 행사는 백범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가 주도한 추도식이었고 강북삼성병원 행사는 추진위에 반대하는 인사들이 별도로 모여 가진 추도식이었다.
생전에 민족화합과 통일을 가장 염원했던 선생이 지하에서 이날의 행사를 보았다면 그 소회(所懷)가 어땠을까.
이날의 ‘갈라선 추도식’은 백범기념관 건립추진위원장인 이수성(李壽成)전국무총리 등 집행부가 올해초 회원들에게 사전 통보도 없이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두 전직 대통령을 고문으로 추대한 데서 비롯됐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회원중 일부는 “광주시민 학살 등으로 민족에 큰 죄를 지은 두 사람을 고문으로 추대하는 것은 백범선생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단식농성까지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집행부측도 당초 계획을 철회하지 않았다.
두 전직대통령을 고문에 추대함으로써 지역화합을 꾀하고 각계를 망라하는 추진위를 구성해 기념관 건립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입장 때문이었다.
일부 회원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국민도 ‘아무리 화합을 위한다지만 백범선생 기념사업회에 굳이 두 전직대통령을 고문으로 추대할 필요가 있었겠는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 그렇다고 이에 대한 불만때문에 별도 추모식까지 해야 했느냐는 비판도 있다.
백범선생은 남북분단을 극복하기 위해 온몸으로 헌신했고 그 때문에 암살됐다.
그런 분의 추모식이 50년이 지난 오늘 또다시 두 곳에서 따로 열리게 된 이 아이러니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선대인<사회부>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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