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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6월 16일 19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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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회 프로그램을 보면 ‘소나타 몇번’ 등의 번호 외에 op. 몇번이라는 번호가 붙어있는데 무슨 뜻인가요? op. 외에 K, D, BWV 등의 기호도 사용하는데 이것들이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답◆
op. 는 라틴어로 ‘작품’을 뜻하는 ‘opus’의 약자입니다. 우리말로는 ‘작품번호’입니다. 작곡가가 생전에 몇번째로 발표 또는 출판한 작품인지를 나타내지요. 가끔은 초기 작품이 늦게 발표돼 뒤쪽의 번호를 갖는 수도 있습니다.
이 op. 는 ‘교향곡 몇번’처럼 각 장르에서 몇번째로 발표된 작품인지 알리는 번호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가곡 등 짧은 작품일 때는 여러 작품을 하나의 작품번호로 묶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각각의 짧은 곡은 op. 12―1 등으로 ‘―’을 붙여 표현하기도 합니다.
작곡가 자신의 분류번호 대신 후세의 학자가 나름대로 새로 번호를 붙여 정리한 경우 이들이 정한 기호와 번호를 붙입니다.
K는 유명한 모차르트 학자 쾨헬이 붙인 모차르트 작품번호로 독일어권에서는 KV로 씁니다. D는 마찬가지로 도이치라는 학자가 붙인 슈베르트의 작품 목록번호이고, BWV는 슈미더라는 학자가 정한 바하곡의 작품번호입니다. ‘바하 작품 번호’라는 독일어의 줄임말이죠. 이밖에 비발디 작품목록인 R(RV) 등도 있습니다.
이중 BWV는 연대순이 아니라 장르별로 되어 있습니다. BWV 1부터 249까지는 칸타타라는 식으로 번호를 보면 어떤 장르의 작품인지 알 수도 있죠.
op. posth라는 말도 가끔 눈에 뜨입니다. 작곡가가 사망한 뒤 유작을 발굴, 추가로 정리한 번호를 나타냅니다. 베토벤의 경우 유작에 한해 WoO라는 기호를 쓰고 생전에 발표된 작품에는 op. 를 씁니다. WoO란 ‘작품번호 없음’이라는 뜻을 가진 독일어 약자입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