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마당쇠」송유석 400경기 출장 기록

  • 입력 1999년 6월 10일 19시 27분


프로야구에도 마당쇠가 있다. 선발과 마무리투수의 고리를 잇는 중간계투 요원이 바로 그들이다. 중간계투는 팀이 리드하고 있는 경기에 나가도 승리나 세이브는 자신의 몫이 아니다. 패전처리로 나가는 경우는 더욱 비참하다. 그러면서도 선발투수와는 달리 매일 불펜에서 5분대기를 해야 한다.

용모부터 옛날 촌구석의 마당쇠를 꼭 빼닮았다고 해서 ‘원조 마당쇠’로 불리는 송유석(33·LG). 그에게 있어 9일은 프로야구 마당쇠 역사의 한 획을 긋는 날이었다.

그는 이날 삼성과의 잠실경기에서 팀선배 김용수(557경기)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투수 400경기 출장기록을 세웠다. 현역 최고령 선수인 김용수가 15년차 마무리투수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는 슈퍼스타인 것을 감안하면 송유석의 기록은 색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85년 광주진흥고를 졸업한 송유석은 원래 야구선수가 아니었다. 값비싼 글러브를 살 엄두조차 못냈던 그는 대신 학교에서 지급하는 창을 잡았다. 광주지역에선 투창선수로 제법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그러나 먹고 살 길이 막막했다.

다른 것은 몰라도 강한 어깨 하나만은 자신이 있었던 그는 87년 연고구단인 해태에 자진해서 훈련생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결국 4년간의 뼈를 깎는 노력끝에 91년 ‘깜짝 10승투수’가 되며 선풍을 일으켰고 97년 LG로 이적했다.

그는 시즌초 차명석이 부상으로 중도하차함에 따라 팀내 중간계투진의 주장을 맡았다. 올해 팀의 55경기중 절반에 이르는 27경기에 나가 3승 3세이브를 올렸다. 통산성적은 59승43패 32세이브.

비록 팬으로부터 각광은 받지 못하지만 중간계투는 투수분업이 이뤄진 현대야구에서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추세. 송유석은 연봉에서도 팀의 간판스타인 김용수 김동수 김재현 유지현에 이어 다섯번째로 많은 고액(7500만원)을 받고 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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