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어도연」이 추천하는 좋은책 선정요령

  • 입력 1999년 4월 30일 19시 45분


“아이들이 사달라고 떼쓰는 책을 사줘야 하나요?”

서울 종로구 혜화동 크리스챤 아카데미건물 1층에 있는 ‘어린이 도서연구회’. 이곳 정기 강연회에서는 좋은 어린이책을 찾는 엄마들의 질문이 쏟아진다. 이 연구회는 주부들이 모여 어린이책을 비평하고 좋은 책을 선정하는 모임. 다음은 어린이도서연구회(02―3672―4447)가 권하는 좋은 책 선정요령.

▽창작동화인가, 고전명작인가〓어릴 적에 ‘소공자’ ‘톰소여의 모험’ ‘보물섬’ 등 고전동화를 읽었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도 명작위주로 책을 골라준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런 동화들은 19세기 영국과 미국의 작품으로 식민지 침략, 인종 편견 등 낡은 세계관이 담겨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주홍글씨’등 어른들이 읽는 고전을 다이제스트한 동화는 경계해야 한다. 아이들의 정서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주는 20세기의 외국동화, 겨레의 삶과 정서를 느끼게 해주는 국내 창작동화를 잘 선택해 골라주는 것이 좋다.

▽좋은 그림책이란〓그림책은 기본적으로 엄마가 아이에게 읽어주는 책. 그림이 단순화냐 세밀화냐, 컬러냐 흑백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아이는 그림으로 내용을 이해하므로 글과 그림의 조화가 가장 중요하다. 또 엄마가 읽어주는 그림책 속의 글은 아이들 언어생활의 기초가 된다. 글은 반복해서 읽어도 재미있고 자연스러워야 한다. 번역체 문장은 피하고, 시어처럼 리듬이 있는 산문을 고른다.

▽실용적인 책〓어린이 책중에는 ‘머리가 좋아지는 책’ ‘논리와 감성을 키워주는 동화’를 표방한 책도 많다. 그러나 지식을 키워준다는 책 중에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짜깁기 한 수준이하의 책들이 많다. 좋은 창작동화 속에 철학과 논리, 감성이 자연스럽게 담겨있게 마련이다.

▽아이가 고르는 책〓서점에 가보면 아이가 책을 붙잡고 사달라고 졸라대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세일러 문’등 유행하는 만화 주인공 캐릭터가 등장하거나 색깔이 화려한 그림책이다. 아이의 자발적인 독서욕구를 꺾어버리는 것도 안좋지만 아이가 고르는 책을 무조건 OK해서는 안된다. 엄마가 좋은 책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고 가야 대화를 통해 책을 고를 수 있다. 어린이 도서연구회에서 추천하는 목록을 참조하거나 어린이 전문서점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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