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21/인터뷰]제프리 존스 주한美상공회의소회장

  • 입력 1999년 4월 27일 19시 35분


『한국사회가 깨끗하냐고요. 동남아국가보다는 낫지만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도 개선해야할 점이 많아요.』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외국기업의 프리즘 역할을 하고 있는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제프리 존스회장(47). 그는 정(情)과 의리(義理)를 중시하는 우리의 전통문화가 한국의 독특한 부정부패 문화의 뿌리라고 진단했다.

“한국의 정과 의리는 서구사회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어요. 영어로 여기에 딱 맞는 단어를 찾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죠. 친구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면 반드시 금품 등으로 사례를 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사회에서는 ‘의리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히게 됩니다.”

결국 정을 중시하는 문화가 뇌물을 주고받는 문화로 변질돼 만성적인 부패고리를 형성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 그는 “이같은 한국의 문화를 무조건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려우며 이를 뜯어고치는 것도 혁명이 아니고는 거의 불가능하다”며 “그러나 제도적인 개혁을 통해서 부패의 여지는 줄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존스회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제로 각종 규제의 철폐를 꼽았다.

그는 “외국기업으로부터 한국에는 규제가 많아 공무원들이 이를 통해 각종 이권을 챙긴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쓸데없는 규제가 없어져 관료들을 접촉할 일이 없으면 부정부패는 줄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기업이 수익성보다는 매출액과 시장점유율 등 외형만을 중시하는 것도 이익을 남겨 돌려줘야할 ‘주주’들에게 부당한 일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부정부패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계약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문화도 꼭 고쳐야 할 부분”이라며 “일단 약속해놓고 상황이 달라지면 전혀 다른 소리를 하는 한국기업의 행태를 외국기업은 가장 나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16년전 법률회사인 김&장의 변호사로 처음 한국 땅을 밟은 그는 TV에 나와 토론을 할 정도의 한국어 실력에다 고사성어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지난해 6월 19세 연하의 한국인 여성에게 늦장가를 들어 화제를 뿌린 바 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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