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자사 AI 모델 ‘클로드’의 기능을 중국 기업들이 무단으로 빼갔다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앤트로픽은 딥시크와 문샷AI, 미니맥스 등 중국 기업 3곳이 자사 AI 모델인 클로드의 기능을 불법적으로 추출해간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앤트로픽에 따르면 이 세 곳의 회사는 가짜 계정 2만4000개를 동원해 1600만 건 이상의 대화 결과물을 빼돌렸다. 딥시크가 15만 건, 문샷AI는 340만 건, 미니맥스는 1300만 건의 대화를 통해 결과물을 빼내 갔다고 앤트로픽은 설명했다.
앤트로픽은 중국 회사들이 고성능 AI 모델의 답변을 학습 재료로 삼는 이른바 ‘증류(Distillation)’ 기법을 활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증류는 기업이 자사 상위 모델 성능에 버금가는 경량 모델을 만들 때 쓰는 기법인데, 이를 이용해 경쟁사의 결과물을 추출해갔다는 것이다. 앞서 챗GPT 개발사 오픈AI도 중국 경쟁사 딥시크가 증류 기법으로 AI 모델의 결과물을 무단으로 빼내 가고 있다고 미국 의회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IT(정보기술) 업계에서 경쟁사의 유료 모델을 상대로 증류 기법을 대규모로 무단 활용하는 것은 사실상의 ‘기술 도용’으로 받아들여진다. 앤트로픽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내 클로드 접속을 금지했으나, 중국 기업들은 이조차 우회 접속으로 약관을 위반했다고 앤트로픽은 덧붙였다.
이는 단순한 지식재산권 침해를 넘어 국가 안보 위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클로드에 탑재된 생물 무기 개발이나 악의적 사이버 활동 방지용 ‘안전장치’ 가 불법 추출된 중국산 모델에서는 무력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앤트로픽 관계자는 “불법 추출로 구축된 모델은 안전장치를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위험한 기능이 확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AI 기업들의 이 같은 행태가 이어지며 미·중 AI 패권 경쟁과 반도체 수출 통제 논란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앤트로픽은 중국 기업들의 이 같은 미국 AI 모델 기술 탈취를 제한하려면 첨단 AI 칩의 중국 수출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리적 칩 접근을 막아야 불법적 증류 규모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엔비디아 칩 수출 허용 방침에 대해 “북한에 핵무기를 파는 것과 비슷한 실수”라며 강력히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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