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장애극복상 받는 제빵사 서성철씨

  • 입력 1999년 4월 19일 19시 35분


제19회 장애인의 날인 20일 ‘장애극복상’을 수상하는 서성철(徐成喆·33)씨는 정신지체 장애를 극복하고 전문 제빵기술인으로 어엿하게 자립한 인물.

서씨의 고난은 출생과 함께 시작됐다.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충남 대천의 보육원에서 자라난 서씨는 정신지체 3급 판정을 받고 초등학교를 겨우 마칠 수 있었다.

보육원에서 자란 서씨의 형편에서 특수교육은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초등학교를 마친 뒤 충북재활원에서 토끼를 키우며 허드렛일을 하던 서씨는 15세 때인 82년 재활원에 들어가면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아는 선배가 빵 만드는 것을 어깨 너머로 보고 배우기 시작한 것.

충북재활원에서 시작한 또 하나의 일과는 달리기. 새벽같이 일어나 밀가루를 반죽하고 오후에는 뙤약볕 아래서 달리기를 하며 땀을 흘렸다.

결국 그는 91년 미국에서 열린 제8회 특수올림픽대회와 92년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정신지체인 육상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해 금메달을 따냈다. 현재 충북 청주시 봉명동 봉명제과에서 제빵사로 일하고 있는 서씨는 틈나는대로 재활원을 방문해 후배들에게 제빵기술을 가르쳐주고 있다.

새벽부터 오후까지 일해 받는 월급 1백여만원을 저축해 작은 제과점을 여는 것이 서씨의 꿈이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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