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이야기/14일]미련없이 지는 저 나뭇잎

  • 입력 1998년 11월 13일 18시 49분


서리 내리는 상강(霜降)과 소설(小雪) 사이, 산과 들이 온통 황혼빛으로 저물어가는 이 즈음, 가만히 시계의 태엽을 풀고 저기 저, 가을 햇살에 몸을 뒤척이며, 생(生)의 시간을 헤아리는 나뭇잎들을 보라. 그리고, 몇십년 몇백년이 지나도록 저기 저, 나무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서러운 눈길이 머물다 갔는지, 마음 속에 고요히 여울지는 ‘시간의 주름’을 느껴보라.

씻긴 듯 말간 하늘. 아침 4∼11도, 낮 17∼21도. 내일은 차차 흐려짐.

‘저 나뭇잎 하나를/무심코 바라보듯이/나의 인생을/무심코 바라볼 수 있을까?//…저 나뭇잎 하나가/미련없이 지듯/그날 나의 인생도/미련없이 떠날 수 있을까?//…저 나뭇잎 하나/무심으로 나부끼듯이/나의 인생도/무심으로 나부낄 수 있을까?’(이현주)

〈이기우기자〉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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