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中의 동반악수

  • 입력 1998년 6월 22일 19시 37분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25일 중국방문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대통령의 중국방문은 89년 톈안(天安)문사태 이후 처음이다. 작년 10월 장쩌민(江澤民)중국국가주석의 워싱턴 방문에 이은 클린턴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한마디로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관계 시대를 열고 21세기를 함께 대비한다는 공동의 목적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미중(美中)의 밀월시대를 예고하는 정상회담이라는 분석까지도 나오고 있는 중이다.

전략적 동반자관계 제의는 작년 장쩌민 국가주석이 워싱턴방문시 먼저 내놓았지만 미국도 상당한 국내 논란을 거쳐 마침내 대중(對中)외교정책의 골간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본 내용은 공산주의 붕괴이후 유일 강대국이 된 미국과 세계최대의 인구와 자원을 가진 중국이 긴밀한 협력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두 나라가 대립과 갈등으로 맞서기보다 협력과 조화로 모든 문제에 공동대처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에 나온 제의다. 그러한 양국의 동반자관계가 21세기 세계질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은 어렵지 않다. 양국의 동반자관계가 어떻게 구체화될지는 더 두고볼 일이지만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초미의 관심사인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그동안 경제 통상 군사 인권문제를 비롯한 많은 현안이 쌓여 순탄한 협력관계를 유지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아시아 금융위기 대처나 핵무기 개발문제 등에 있어 상당한 협력을 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같은 양국 관계는 자신들뿐만 아니라 주변국가들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러한 현안들 때문에 대립과 갈등을 계속한다면 주변국들이 보는 피해는 막대할 것이다. 두나라의 전략적 동반자관계가 단지 서로의 이기적 필요에 의해서만 운용될 것이 아니라 세계평화와 안전에 적극 기여토록 해야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미중 정상회담은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미국이나 중국은 모두 한반도문제에 공통된 이해와 관심을 가진 당사국이다. 최근에는 두나라가 4자회담에 참석,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두나라간의 관계는 당장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중국은 어느 나라보다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과 수단을 갖추고 있다. 북한과 중국의 교류는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다. 김대중정부도 과거와는 다른 적극적인 대북(對北)정책을 추진중이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이처럼 한반도 주변정세가 어느때보다 호전되고 있는 시기에 열린다. 양국 정상이 한반도문제 해결에도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 모처럼 활기를 찾아가는 남북관계 진전에 좋은 계기를 마련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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