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레이더]콜롬비아 대통령 당선자 파스트라나

  • 입력 1998년 6월 22일 19시 37분


21일 치러진 콜롬비아 대통령선거에서 집권당 후보를 물리치고 정권교체를 일궈낸 안드레스 파스트라나후보(44)는 독특한 면모를 갖춘 인물이다.

TV 방송기자 출신에 수도 보고타의 시장을 지낸 파스트라나는 94년 대선 패배 이후 재출마, 집권당 후보를 물리친 콜롬비아의 ‘40대 기수’. 이번 선거기간 내내 집권당의 부패구조, 마약 카르텔과의 연관의혹 등을 문제삼으면서 깨끗한 정부수립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집권당 후보와 결선투표까지 가는 박빙의 승부끝에 5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더구나 그는 70년대말 대통령을 지낸 미사엘 파스트라나 전대통령의 아들로 8월 취임과 동시에 부자가 대통령에 오르는 진기록을 남기게 됐다.

이때문에 선거기간 내내 “부잣집 도련님으로 성장한 파스트라나가 집권하면 빈민들의 장래는 없다”라는 집권당의 공세에 시달리기도 했다.

현재 ‘마약 및 부패와의 전쟁’을 집권후 핵심 국정과제로 설정해 둔 파스트라나 당선자에겐 94년 대선 패배의 경험은 충격적이었다.

그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콜롬비아의 마약조직인 칼리 카르텔이 여당후보인 삼페르의 선거본부에 6백만달러를 선거자금으로 제공했다”며 증거로 녹음테이프를 공개한 것.

그의 폭로를 계기로 2년간 수사 끝에 집권여당의 각료와 의원 수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정부는 대신 파스트라나를 ‘고자질꾼’으로 몰아붙여 정치적 상처를 주는 것으로 보복했다. 그는 외국을 유랑하며 절치부심했다.

올해 초 귀국한 그는 경제계 및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등의 지지를 끌어내고 부패정치구조에 식상한 국민의 지지를 한데 묶어 집권하는데 성공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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