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美버클리大 할 베리안 교수

  • 입력 1998년 6월 15일 19시 53분


“한국경제가 위기를 맞은 것은 금융시장 감독정보 등 경제관련 정보들의 공개와 유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5일부터 이틀간 고려대에서 열리는 금호석사강좌 연사로 한국을 찾은 미국 버클리대 경영정보대학장 할 베리안교수는 ‘경제정보의 비대칭성’이 한국경제의 위기를 불러온 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베리안교수는 “경제정보의 공개와 유통은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기능에 의해 해결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며 “정부가 적극 개입해 회계정보 부실정보 등을 적극 공개하고 유통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결합재무제표 등을 통한 기업과 금융기관의 투명성이 보장돼야 하며 부실과 관련된 민감한 정보라도 과감히 공개하고 토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

정보경제학 분야의 대가인 베리안 교수는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맞아 제조업 기반의 산업구조를 지식산업 정보통신산업으로 전환하는 호기를 맞았다”면서 “그러나 실제 산업구조를 바꾸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CE(Infomation Communication Entertainment)산업, 즉 정보 통신 오락산업이 미국이나 일본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내수시장에서 치열한 경쟁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베리안교수는 “한국은 실수를 하면서 배울만한 여유가 없다”며 “제조업 생산경험을 살려 외국 선진정보 통신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적극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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