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칼럼]의술 발전 앞당기는 인터넷

  • 입력 1998년 4월 4일 20시 34분


인터넷은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의료 분야라고 예외일 수 없다. 의료분야에서도 많은 영향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은 우선 의학보건 분야의 전문인과 환자가 보다 쉽게 만날 수 있도록 다리를 놓는다.

인터넷은 새로운 의학 연구의 아이디어와 결과를 빠르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며 보건전문가와 환자 모두 최신 연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준다.

몸이 아픈 친지가 있는 웹 이용자들은 자주 인터넷으로 가서 무슨 내용이 올라오는지 살펴보곤 한다. 나는 내 친구나 가족이 맞닥뜨리는 건강문제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많은 시간을 웹에서 보냈다.

인터넷 의학정보의 세세함은 놀라울 정도지만 엉터리도 많으므로 여러분이 보는 것을 모두 믿어서는 안된다.

인터넷은 또 환자들이 괴로움을 서로 나눌 수 있도록 해준다. 환자들의 인터넷 모임은 전세계에 퍼져 있으며 수많은 포럼은 그들이 쉽게 가상공간에서 만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만일 여러분이 두 가지 위험한 치료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할 때 같은 상황에 놓였거나 이미 같은 경험을 한 다른 사람과 전자우편을 나누면 매우 유익할 것이다.

인텔사의 최고경영자인 앤디 그로브는 몇년 전 전립선암을 앓았을 때 온라인을 통해 치료법을 공부했다. 지금은 1,2년 전보다도 훨씬 많은 의학정보가 인터넷에 올라와 있다.

여러분이 의학정보를 얻고 환자도우미 모임을 찾아 나서기 좋은 곳은 에모리대의 보건학센터 도서관에서 관리하는 ‘메드웹(www.gen.emory.edu/medweb)’이다.

이밖에 두 미국정부 사이트(www.healthfinder.gov와 www.ncbi.nlm.nih.gov/pubmed)도 접속해 볼만하다.

앞으로 수년 안에 의료에 대한 인터넷의 영향력은 증가될 것이다. 일단 고속망이 일반화되고 사람들이 웹 라이프스타일에 적응하게 되면 원격진료가 널리 보급될 것이다.

원격진료를 향한 발걸음은 의사와 의료시설이 넓게 흩어져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이미 시작됐다. 예를 들어 컴퓨터단층촬영(CT)과 X선촬영 사진을 압축한 뒤 인터넷을 통해 전송하면 다른 지역에 있는 전문의사가 신속하게 진료할 수 있게 된다.

오늘날 진료기록은 여전히 종이 문서로 남기는 경향이 있다. 진료기록은 전자적인 형태가 아니라 물리적인 형태로 돌아다닌다. 그래서 휴대용 복사기로 진료기록을 복사해주는 전문업체가 있을 정도다.

종이를 사용하는 것은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보다 매우 비효율적이지만 대신 사생활을 보호한다는 이점이 있다. 그리고 진료기록에 있어 사생활보호는 전통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다. 자료가 전자화되어 있으면 효율성은 높으나 허가없이 배포될 가능성이 생기게 마련이다.

다행히도 암호화와 사용자인증 기술이 강력한 사생활 보호정책과 결합하면서 전자진료기록은 종이에 적힌 기록보다 더 안전하게 되었다. 소프트웨어는 의료기록에 대한 접근을 통제하고 누가 그것을 보았는지 추적할 수 있게 해준다.

종이없는 병원을 향해 더 가까이 가면서 병원 당국이 비밀보호를 위해 적절한 절차를 확립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우리는 의료분야에서 엄청난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다. 대부분의 변화는 치료법 개발에 혁명을 약속하는 생명공학산업의 발달에 기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도 이러한 변화에 이바지할 것이다.

〈정리〓김홍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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