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마라톤 이모저모]동국대「스타군단」 3백여명 완주

  • 입력 1998년 3월 29일 20시 49분


한국마라톤 사상 최대규모인 6천8백여명이 참가한 마스터스부문은 참가자들의 높은 질서 의식과 경주 시청 경찰의 체계적인 대응 및 시민의 성원을 입어 시종 넘치는 열기속에서 진행됐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함께 해요.’ 이날 마스터스 부문에 김용견(金容堅·65)씨 부부와 손녀 등 일가족 7명이 출전해 눈길.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서 ‘철인’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씨는 부인 강정례(姜貞禮·58)씨와 딸 사위 며느리는 물론 손녀 김선혜(8) 김선랑(6)자매를 이끌고 출전. 김씨와 강씨는 42.195㎞ 풀코스에 도전했고 나머지 가족은 5㎞코스에 나서 각각 완주.

○…북한에 옥수수보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옥수수 박사’ 김순권(金順權·53·경북대교수)씨는 자신이 개발한 ‘슈퍼 옥수수’를 손에 들고 5㎞구간을 완주해 박수를 받았다. 김교수는 ‘북한 옥수수심기 범국민운동’이라고 쓰인 어깨띠를 두르고 같이 뛰는 사람들에게 “북한주민을 굶주림에서 구하기 위해 십시일반으로 1천원씩 모금에 동참하자”며 권유.

○…이날 대회에는 또 상명대 사진학과 양종훈(梁淙勛)교수와 학생 등 50여명 전원이 카메라를 들고 역주장면을 촬영하며 5㎞를 완주하는 이색 레이스를 전개. 이들은 참가자들의 다양한 역주장면과 시민표정 등을 담은 사진을 교내에서 전시할 예정.

○…10㎞ 부문에서는 해병대 실업농구단 고교축구부 등 쟁쟁한 멤버들이 출전해 ‘격전’을 벌였다. 해병1사단 소속 이수길(李秀吉·26)중위 등 장교5명과 하사관 3명 사병 6명은 “평소 전투체육으로 단련된 체력을 점검하고 해병대의 패기를 보이기 위해 나섰다”고 기염.

프로씨름 천하장사였던 인제대 이만기(李萬基)교수와 이교수의 친형인 이갑수(李甲壽·40)씨가 이끄는 울산 현대고등학교 축구부 28명, 정은순 등 삼성생명농구단 22명과 조승연감독은 평소 운동으로 다져진 체력으로 초반부터 선두그룹을 형성하며 치열한 선두다툼을 전개. 이들 대부분은 1천8백여명중 1백위안의 상위권에 들어 평소의 실력을 유감없이 과시.

○…이번 대회도 예년처럼 인기 연예인 40여명이 대거 참여해 국민대화합과 국난극복의 의미를 되새기는데 한몫.

MC 이상룡 정은아, ‘언타이틀’ ‘터보’ 등 인기 댄스그룹, 가수 박상민, 탤런트 유동근 정준 김지수 선동혁, 동아일보 CF모델 김소미, 패션모델 김은심 문보경 온미정 등 인기 연예인들이 5㎞ 부문에 대거 참여했다. KBS1 ‘용의 눈물’의 태종 이방원역 유동근은 “드라마 속에서나 현실이나 국난은 국민이 힘을 뭉칠 때만 극복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어 레이스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스타군단’인 동국대는 송석구(宋錫球)총장과 이 대학에 재학중인 연예인 10여명 등 3백여명이 질서정연하게 5㎞를 완주, 가장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중에는 그룹 ‘H.O.T’의 멤버 강타 토니안과 홍진경 홍경인 김수근 장정안 안연홍 등 10대 스타들이 많아 스타디움에 몰려든 팬들의 인기를 독차지. 이들은 동국대생과 경찰의 ‘이중 보호막’속에서 5㎞를 완주. 97년 대회때 팬들의 공세로 레이스 3백m 지점에서 포기했던 강타는 “이처럼 어려운 때 주위 사람들과 함께 달릴 수 있어 기분이 봄햇살처럼 맑다”며 완주의 기쁨을 자랑.

〈경주〓특별취재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