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갈등 탐구]상대방 못난행동 대화로 풀어라

입력 1998-03-25 19:59수정 2009-09-2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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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정신과 의사를 만날 때마다 갖는 편견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자기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분석과 판단을 받을 것 같은 두려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만의 열등감, 자기만의 비밀이 있으며 그것이 드러나기를 원치 않는다. 가장 가까운 부부생활에서도 마찬가지. 그러나 이것이 또 결혼생활에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나를 사랑한다면, 나와 결혼했으면 다 털어놓아야 되는 것이 아니냐”며 싸움이 일어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상대방의 일거수 일투족을 나름대로 분석하려고 시도하다 서로의 감정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기도 한다. 어떤 경우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 상대방의 행동을 분석하려고 한다. “당신은 이런 환경에서 자라났으니 그 정도밖에 못하지” 등등.

이런 방법은 재미나게도 ‘정신과의사 방식’이라고 불린다. 이는 잘못된 대화기법의 하나. 실제로 정신과 의사들은 환자에 대해 섣부른 분석과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사람들이 정신과 의사를 찾는 이유는 자기에 대한 이해를 바라기 때문이다. 분석과 평가는 그 다음. 따라서 정신과 의사들도 그 과정에서 상당히 조심스럽게 행동한다. 환자가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분석을 시도한다. 그렇지 않으면 환자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만 남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결혼생활에서야….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섣부른 판단과 분석보다는 따뜻한 한 마디의 말이 필요한 것이 부부생활이다.

양창순(서울백제병원 신경정신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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