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초등학력 극복 강단서는 「빵교수님」 신철수씨

  • 입력 1998년 2월 9일 20시 15분


‘눈물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을 이야기하지 말라.’ 정규 학교라곤 초등학교밖에 밟아보지 못한 ‘빵공장 소년’이 대학강단에 선다. ‘인생드라마’의 주인공은 대전 성심당 제과기술전문학원 신철수(申喆秀·48·대전 서구 정림동)원장. 대전 중경공업전문대는 6일 신원장을 식품공업과 교수로 초빙,‘제과제빵’과목을 맡도록 했다고 밝혔다. 신씨가 빵과 인연을 맺은 것은 18세 때. 부친의 사업실패로 가세가 기울어 입학 며칠만에 중학교 문을 되돌아 나와 이 공장 저 공장을 전전하다 서울 돈암동의 한 제과점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제과점에 들어가면 굶지는 않겠지…’라고 편하게 생각했으나 그게 아니었다. 땀과 눈물없이는 견디기 어려운 곳이었다. 당시만 해도 장인의 세계는 이론보다 주먹이 앞섰던 것. “이왕 뛰어 들었으니 이 분야에서만은 한번 최고가 돼보자.” 신씨는 매일밤 파김치가 된 몸을 일으켜 책을 펴들고 제빵 공부를 했다. 그의 노력은 곧 열매를 맺었다. 73년 서울제과고등기술학교를 수료하면서 2급 제과사와 제빵사 자격증을 따냈다. 88년 대전 ‘성심당’ 공장장으로 스카우트된 후에도 공부를 계속, 92년에는 제과분야의 고시(高試)라는 제과기능장 시험(제1회)에 거뜬히 합격했다. 지난해 학원을 설립한 후에는 곳곳에서 강의제의가 잇따라 충남 혜전전문대 등에서 실습지도를 하기도 했다. 32년간 5백여가지 과자와 빵을 만들어본 경험을 토대로 ‘빵의 세계’란 책도 썼고 요즘은 ‘발전하는 제과점’이란 책을 준비중이다. “제빵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후학을 양성하고 싶습니다.” 사각모를 써본 친구들이 평생 부럽기만 했다는 신씨는 요즘 자신이 직접 대학강단에 선다는 설렘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대전〓지명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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