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변우혁/『산림사업으로 IMF한파 넘자』

  • 입력 1998년 1월 12일 08시 29분


지금 우리 사회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고용촉진과 외화벌이일 것이다. 여러가지 좋은 대책이 있겠지만 과소평가하거나 간과해서는 안될 분야가 산림경제다. 국토의 65%를 차지하는 산림은 우리나라 최대의 미래자원이지만 그동안 장기산업으로 간주돼 투자우선순위에서 항상 최하위였고 주무부서는 존폐위기에 처하곤 했다. 그 결과 목재수요의 94%를 수입에 의존, 매년 29억달러의 외화를 버려야 했다. 이제 국제통화기금(IMF)시대를 맞아 새 패러다임이 열리면서 산림은 국부의 원천으로 진가를 발휘하게 됐다. 지난 30여년간 국민적 조림으로 가꾼 숲이 아직 어려 큰 목재를 생산할 단계는 아니지만 솎음목은 엄청나게 생산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정보당 평균 산림축적은 50㎡인데 그중 시급히 간벌이 필요한 5분의1 정도만 솎아내더라도 약 5천만㎥의 목재가 생산된다. 간벌목 가격을 ㎥당 6만원으로 쳐도 3조원의 수입대체효과가 생기고 10만명이 1년간 일할 수 있는 일터가 마련된다. 산림사업을 통한 고용창출의 특징은 대량고용이며 전국 어디에나 일터가 있다. 간벌과 같은 단순한 산림사업은 특별한 기술훈련 없이도 노동력 공급이 가능하며 부가적인 외화나 자원소요가 없다는 점에서 이 시대 최선의 고용대책이 될 것이다. 또한 생산된 소경재는 펄프나 파티클보드로 이용돼 외화가 절약되며 저급목재는 연료로 활용돼 석유대체 효과가 있다. 목재연료는 석탄이나 석유에 비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적은 친환경적 에너지로 독일 오스트리아 등지에서는 목재칩을 이용한 중앙집중식 난방 보급이 국가지원산업으로 육성되고 있다. 지난 20여년간의 경제도약기에 환경문제가 지나치게 강조돼 산림의 경제기능이 과소평가됐고 국립공원이나 산림환경생태가 별도로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산림의 경제적 역할과 환경적 역할은 분리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숲을 잘 가꾸면 산림의 경제기능과 환경기능은 저절로 창출된다. 그동안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우리의 숲을 이 기회에 정비해 경제위기도 극복하고 미래의 자원을 키우는데 전력을 기울이자. 변우혁 (고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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