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풀어낸 비밀속의…」펴낸 민속학자 주강현씨

  • 입력 1998년 1월 6일 20시 00분


“긴 여행을 끝낸 심정입니다. 내 책은 된장의 썩은 냄새, 도깨비의 괴기한 얼굴을 지금 이시대를 사는 사람의 느낌과 언어로 다시 살려내고 싶은 욕구의 산물입니다.” 걸쭉한 입심과 맛깔스런 글로 우리 문화의 맛과 멋을 전해온 민속학자 주강현이 문화지킴이로서의 느낌을 담은 인문기행사 ‘풀어낸 비밀속의 우리 문화2’(해냄출판사)를 펴냈다. 우리 문화의 황금시대를 찾아나선 그의 여정은 ‘우리 문화의 수수께끼’(2권)에 이은 ‘풀어낸 비밀속의 우리문화’(2권)의 완간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그의 책은 어디가면 무엇을 볼 수 있다는 식의 그렇고 그런 유적답사기가 아니다. 그의 남도여행은 조계산 선암사의 감로탱화―송광사의 목조삼존불감―벌교의 꼬막과 쪽빛 천연염색―순천만 다대포구의 갈대―여수 돌산의 갓김치로 끝없이 이어진다. 경희대에서 민속학을 강의하고 있는 그의 인문학적 상상력은 명소와 유적지, 특산물과 역사를 지금 우리의 삶과 하나로 아우른다. 유형의 문화에서 이를 잉태시킨 무형의 문화를 성찰해내는 그의 통찰력이 답사여행의 묘미를 보여준다. “꼬막의 맛도 모르면서 남도의 질펀한 개펄이 만들어낸 문화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습니까. 어찌 비빔밥과 똥돼지, 씻김굿과 다시래기, 뗏목과 테우, 마고할미와 선문대할망을 모르고서 민중의 삶을 알겠습니까.” 그러나 그는 인문의 바다에서 건져올린 자신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다시 바다의 한가운데로 나아간다. 21세기 인문의 시대를 향해. 〈김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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