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황제」로 불리는 미국의 빌 게이츠는 고교시절부터 늘 컴퓨터앞에 살다시피 한 컴퓨터광이었다. 명문 하버드대에 진학한 그는 사업기회를 잃는 것이 아까운 나머지 대학을 중퇴하고 컴퓨터소프트웨어회사를 창립, 오늘날 마이크로소프트사 신화를 창조한다. 이제 미국 최고 갑부의 자리에 오른 그의 성공사례는 자신의 특출한 재능과 도전정신을 결합시킨 「아메리칸 드림」의 결정판으로 꼽힌다
▼우리의 정서로는 자녀가 컴퓨터에만 매달려 있다면 부모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어떤 부모는 자녀에게 호통을 쳐서 컴퓨터를 못만지게 하든지, 아예 컴퓨터를 치워버릴지도 모른다. 컴퓨터 뿐만 아니라 최근 가치관의 변화로 청소년들은 애니메이션이나 연예 등 새로운 분야에 부쩍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이들의 재능은 안타깝게도 우리 교육의 획일적 틀속에 함몰돼 빛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제난국을 맞아 한국식 인재양성 시스템에 대한 반성론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 교육이 시험문제를 잘 풀도록 만드는 데는 성공했는지 몰라도 창조적 두뇌를 가진 인재를 양성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게다가 힘들게 대학에 들어가서 4년간 적당히 시간만 때우다 졸업장을 받고 나오는 현행 대학제도로는 국제경쟁력을 기대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 대안의 하나로 대학들이 신입생 선발방식을 다양화하고 있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수능시험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입시제도 아래서 특정 분야의 재능을 가진 학생이 대학에 입학하기란 쉽지 않다. 이번 입시에서는 글솜씨나 바둑실력을 인정해 입학을 허락한 대학이 나와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이는 아직 극소수에 불과하며 대부분 대학이 수능성적에 의존, 지원자의 수학능력을 판단한다. 이젠 우수학생을 선별하는 기준도 달라져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