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4연패뒤 5연승』…나산「도깨비」 깜짝변신

  • 입력 1997년 12월 25일 20시 29분


4연패 뒤 5연승. 프로농구 나산플라망스는 요즘 「도깨비」라는 별명을 얻었다. 12월 들어 끝없이 추락, 9위까지 미끄러지더니 느닷없이 5연승으로 5위. 거침없이 내닫던 선두 현대다이냇을 주저앉힌 것도 바로 나산이다. 그것도 적지에서. 농구인들은 나산 변신의 열쇠를 수비와 용병들의 적응에서 찾는다. 특출한 스타가 없다보니 승부수는 공격보다는 수비. 나산의 수비는 10개팀 가운데 가장 저돌적이다. 용병과 토종선수의 플레이가 가장 조화로운 팀도 나산이다. 그러나 정작 열쇠는 따로 있다. 바로 팀 분위기다. 3연패에 빠졌던 11일 나산은 김남기코치를 해임했다. 그는 나산의 전신인 기업은행때부터 코치. 반면 황유하감독은 프로팀으로 바뀐 뒤 사령탑을 맡았다. 김코치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은 「박힌 돌」인 반면 황감독은 「굴러온 돌」. 선수들은 눈치꾸러기가 될 수밖에 없었다. 서로를 「감독파」 「코치파」로 지목, 등돌린 것도 이때문이었다. 김코치가 떠난 뒤 첫 미팅에서 황감독은 「믿음」을 얘기했다. 가장 무서운 적은 바로 내부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제 선수들이 그를 정점으로 뭉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5연승은 바로 모래알이 아닌 끈끈한 동료애의 결정체다. 단체운동에서 분위기의 전환은 때로는 생각지도 않은 힘을 발휘하는가 보다. 〈최화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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