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일본가는 이종범]「도루왕」 적수없다

  • 입력 1997년 12월 4일 19시 53분


《이종범(27·해태)의 일본프로야구 진출이 확정됐다. 그는 일본에서도 「야구천재」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 공격 수비 주루에서 그의 라이벌은 누구일까. 일본행 선배인 선동렬 조성민과 전문가들이 그에게 주는 충고는 무엇일까. 또 그의 일본행은 국내 프로야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종범에 대한 궁금증을 3차례로 나누어 풀어본다.》 주루는 맑음, 수비는 차차 갬, 공격은 흐림. 이는 내년 시즌 일본 프로야구에 데뷔하는 이종범의 활약상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다. 우선 주루에서 이종범은 일본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맹활약을 펼칠 것이 기대된다. 타격과는 달리 발에는 슬럼프가 없기 때문이다. 시즌 최다도루(89개·94년), 경기 최다도루(6개·93년), 연속 도루성공(24개·94년), 연속경기 도루(29개·97년) 등 도루에 관한한 국내 기록을 휩쓸어버린 그는 1백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빠른 발과 재치있는 주루 플레이로 부상만 없으면 내년 도루왕 0순위 후보로 꼽힌다. 경쟁자라고 해봐야 올해 센트럴리그에서 도루 1위(49개)에 오른 히로시마 카프의 오가타 고이치 정도. 수비에선 견해가 엇갈린다. 이종범은 3일 인터뷰에서 도루와 수비는 자신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종범의 강한 어깨는 인정하지만 러닝 스로때 악송구가 자주 나는 점을 치명적인 약점으로 지적한다. 일본에는 왼손과 오른손을 번갈아 쓰는 스위치 교타자들이 볼카운트 투스트라이크 이후에는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가볍게 땅볼타구를 친 뒤 1루로 냅다 달리는 경우가 많아 이종범 애를 먹일 것이 분명하다. 또 일본의 돔구장 잔디는 국내 잔디와는 감촉이 다른데다 공수주 삼박자를 두루 갖춘 유격수가 즐비하다. 히로시마의 노무라 겐지로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가와이 마사히로는 일본 최고의 유격수로 손꼽히는 거목들. 여기에 신예 미야모토 신야(야쿠르트 스왈로스)와 올시즌 센트럴리그 타격 5위 이시이 다쿠로(요코하마 베이스타스)가 버티고 있다. 공격에선 『데뷔 첫해 2할7푼대면 만족한다』는 이종범의 말처럼 비관적인 견해도 상당히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종범은 프로 5년간 평균타율 0.332에 통산 1백6홈런을 기록했지만 일본 투수들의 집중견제와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또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낙차 큰 커브에 약한 그로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장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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