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하철 균열 1만여곳』

  • 입력 1997년 10월 4일 20시 16분


서울시 보고가 충격적이다. 서울시는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95년 이후 서울지하철 7개 노선 1만4백군데에서 지하구조물에 금이 가거나 물이 새는 것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지하철을 안심하고 타도 되는 것인지 새삼스레 겁나고 망설여진다. 서울시의 수정 설명은 좀 다르다. 그해 발생한 균열 및 누수 건수와 그 전에 생긴 것 중 채 보수가 안된 것을 매년 합쳐 통계를 내다 보니 건수가 크게 불어났으나 중복된 것을 빼면 4천8백47건이라는 설명이다. 이 설명대로라도 총 길이 54.3㎞인 2호선의 균열 누수부위가 2천3백 군데로 2백30m마다 한 곳 꼴이다. 특히 아직까지 보수가 안된 곳이 7개 노선에 걸쳐 2천군데나 남아 있다는 설명이고 보면 불안을 떨쳐 버릴 수 없다. 무릇 모든 구조물은 시간이 지나면 낡게 마련이다. 그러나 균열 누수사고가 가장 많은 2호선의 경우 완전개통된 지 겨우 13년이다. 더구나 완공한 지 겨우 1년 조금 지난 5,7,8호선에서마저 균열 누수부위가 발견되고 있다니 시공부실의 정도가 얼마나 심한지 알만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과거가 아니다. 부실시공의 원인과 책임을 따져 본들 반성자료로는 요긴하겠지만 그것으로 부실한 곳이 저절로 튼튼해지지는 않는다. 급한 것은 빠른 보수와 완벽한 보강이다. 서울 지하철은 하루 9백50여만명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이다. 뿐만 아니라 진동이 큰 지하구조물의 균열과 누수는 처음에 작게 시작돼도 갑자기 큰 붕괴와 함몰로 발전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무엇보다 아직 보수가 안된 채 지하철이 다니고 있는 곳의 보수부터 서둘러야 한다. 아울러 외국 업체에 용역을 주어서라도 시설물 전반에 걸쳐 안전진단과 보강공사를 병행하는 일이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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