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貧者의 성녀 테레사

동아일보 입력 1997-09-06 20:32수정 2009-09-2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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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허리는 날로 굽어가고 키는 낮아졌으나 그가 뿌린 사랑과 헌신의 씨앗은 갈수록 온 세계로 퍼져 나갔다. 지구상의 가난하고 병들고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해온지 어언 70년, 세상 사람들에게 「살아 있는 성녀」 「사랑의 천사」로 칭송받아온 테레사 수녀가 소임을 마치고 6일 새벽 눈을 감았다. 사람은 많아도 정말 사람다운 사람을 찾기 어려운 요즘이다. 그 속에서 우뚝 돋보이는 테레사 수녀의 위대한 삶에 절로 머리가 숙여진다. 사람들은 테레사 수녀를 통해 하느님을 볼 수 있다고들 했으나 정작 그는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에게서 하느님을 발견했다. 세계 곳곳의 굶주리고 소외된 사람들에게서 고난 당하는 예수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는 고백이다. 테레사 수녀는 이들 빈자(貧者)들에게 물질적 도움만 주려하지 않았다. 그는 인도에 세운 고아원 등 빈민구호시설에 사람들이 찾아오면 기부금 대신 한번이라도 아이들을 안아주도록 부탁했다. 그는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사랑을 강조했고 스스로 실천했다. 오늘날 세계는 이기주의와 물질만능주의로 가득차 있다. 한쪽에서는 먹을 것이 모자라 사람이 죽어가는데도 다른 곳에서는 식량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전쟁 살상 폭력 기아 등 인류가 당면한 모든 문제는 따지고 보면 이기주의에서 비롯된다. 몇 벌의 옷이 전 재산일 정도로 철저하게 자신을 비우며 살았던 테레사 수녀의 사랑과 봉사정신이 전 세계에 널리 뿌리내린다면 인류의 삶은 보다 넉넉하고 풍요로울 수 있다. 생전에 테레사 수녀는 자신을 「하느님 손에 쥐어진 몽당연필」로, 자신이 하는 일을 「거대한 바닷속의 물방울 하나」라며 스스로를 하찮은 존재에 비유했다. 그러나 그가 1948년 세운 「사랑의 선교회」 소속 4천여명의 수녀와 수사들은 세계 1백여개국에서 테레사 수녀의 분신으로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사랑을 전파하는 작은 물방울로서 그가 남긴 헌신의 정신은 영원히 인류의 기억속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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