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김영란의 주부경제]요즘 금융채가 뜨는 중이래요

  • 입력 1997년 9월 1일 08시 10분


오늘은 장기신용은행에서 금융채에 대해 공부할 차례예요. 새로 지은 여의도 본점에 갔더니 멋쟁이 신사분이 반갑게 맞아주시네요. 김광현(金光鉉)은행장이에요. 「저렇게 높은 분이 잘 아실까?」하고 지레 걱정을 했는데 행장님은 30년전부터 줄곧 이곳에서 일해온 베테랑이래요. 걱정 뚝! 채권이라면 생소하시죠. 저도 마찬가지예요. 아파트 청약할 때 사는 채권정도가 고작이지요. 「가욋돈」이 들어가는 것 같아 왠지 손해보는 느낌이에요. 근데 행장님의 설명을 듣다보니 이런 선입견이 사라지기 시작했어요. 채권은 돈을 빌렸다는 증서래요. 누가 발행하느냐에 따라 국채 회사채 금융채 등으로 나뉜답니다. 요새 회사채는 대기업들도 휘청거리는 통에 인기가 많이 떨어졌대요. 그래서 은행이 발행하는 금융채가 요즘 「뜨는」 중이에요. 금융채는 지금은 몇몇 은행에서만 발행하고 있지만 곧 모든 은행이 다 발행할 수 있게 된대요. 다짜고짜 채권을 보여달라고 떼를 썼어요.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게 낫다」는 말도 있잖아요. 우와! 10억원짜리 장기신용채권을 가져오시네요. 『이렇게 비싼 거밖에 없어요』 안심하세요. 1만원부터 10억원까지 여섯 종류가 있대요. 채권을 만지작거리다 장난삼아 슬쩍 집어넣었더니 빙그레 웃으세요. 아무 소용 없다는 거죠. 만기 이자율 등이 빈 칸으로 남아있어서 제 구실을 못한다는 거예요. 이자는요? 채권을 사는 시점과 만기에 따라 다르지만 요즘 3년만기 1천만원짜리를 세금우대로 사면 세금을 떼고도 3백45만원을 준대요. 2년짜리는 2백23만원, 1년짜리는 1백7만원이고요. 행장님은 『금융채는 시중 이자율이 떨어져도 가입 때 은행이 약속한 이자를 주기 때문에 요즘같이 이자율이 높을 때 사놓으면 짭짤하다』고 계속 「바람」을 넣고 계세요. 아! 흔들리는 여자의 마음. 금융채가 좋은 이유는 많아요. 예금이나 신탁에 세금우대로 1천8백만원을 들어 한도가 찬 사람도 금융채에는 또 1천8백만원까지 세금우대로 가입할 수 있구요. 만기가 안됐더라도 6개월만 지나면 약속한 이자의 95%를 준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대요. 하지만 가입할 때 창구 직원에게 『중간에 해지할 수 있는 걸로 사겠어요』라고 얘기해야 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한 가지 더. 5년만기 금융채를 사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빠질 수도 있다는군요. 그런데 사실 이 문제는 잘 이해가 안가요. 그래서 다음주에는 금융소득에 대한 세금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는지 장기신용은행 강남역지점 맹동준(孟東俊)대리를 찾아가 물어볼 작정이에요. 김영란<탤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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