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안양시 호계3동주민,환경미화원에 따뜻한 식사대접

  • 입력 1997년 6월 23일 08시 25분


대부분 사람들이 곤한 잠에 빠져있는 새벽, 골목길에서 땀을 흘리는 환경미화원들의 수고가 없다면 우리 주변은 어떻게 될까. 그런데도 쓰레기 수거문제로 환경미화원들과 티격태격하는 주부들이 있다면 경기 안양시 호계3동 주민과 환경미화원들과의 관계를 새겨볼 만하다. 호계3동 주민들은 지난 2월부터 매주 일요일 9명의 미화원들에게 아침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초 호계3동 洪鍾錫(홍종석)동장이 새벽 순찰을 돌다 우연히 미화원들을 만나 해장국 한그릇씩을 같이 하는 장면이 주민들의 눈에 띈 것이 계기였다. 한겨울 새벽녘부터 일해 손이 곱을 정도로 추위에 떨던 미화원들이 뜨거운 해장국 한그릇에 고마워하는 것을 보고 몇몇 주민이 『우리가 식사를 제공하자』고 나섰던 것. 주민과 일을 끝낸 미화원들이 어울려 웃음꽃을 피우는 일요일 아침식사가 차츰 알려지자 동사무소에는 『우리에게도 순번을 달라』는 주민들의 신청이 밀려 오는 8월말까지의 예약이 이미 끝났다. 주민 李洋子(이양자·58·여·주부)씨는 『만나서 식사를 하고 서로 이해를 넓히다보니 주민들은 쓰레기배출량을 줄이려 노력하고 미화원들은 더 정성껏 쓰레기를 치워준다』고 말했다. 미화원 申禎植(신정식·52)씨는 『주민들이 차려주는 따뜻한 상을 받아보기는 처음』이라며 『청소할 때 저절로 힘이 난다』고 말했다. 〈안양〓이헌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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