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9위 이바 마욜리(크로아티아)가 테니스여왕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를 꺾는 파란을 연출하며 생애 첫 그랜드슬램대회 정상에 올랐다.
마욜리는 지난 7일 파리 롤랑가로테니스센터에서 열린 97프랑스오픈테니스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힝기스에게 2대0(6―4, 6―2)으로 완승, 그랜드슬램에서 우승한 최초의 크로아티아선수로 기록됐다.
반면 호주오픈에 이어 그랜드슬램 연속우승을 노리던 힝기스는 세계여자테니스협회(WTA)투어대회 연승행진을 37경기에서 끊었다.
마욜리는 우승상금으로 65만4천1백15만달러(약 5억8천만원)를 힝기스는 준우승상금으로 32만7천58달러(약 2억8천만원)를 받았다.
마욜리는 경기초반부터 강력한 그라운드스트로크가 힝기스 코트에 날카롭게 꽂힌 데다 범실없이 착실하게 경기를 운영, 첫 세트를 쉽게 따내며 승기를 잡았다.
마욜리는 둘째 세트에서도 초조해진 힝기스의 잦은 범실을 틈타 게임스코어 3대2로 앞서나간 뒤 베이스라인을 파고드는 깊숙한 포어핸드스트로크로 힝기스의 발을 묶으며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힝기스는 이날 경기도중 왼쪽허벅지 통증을 호소, 얼음찜질을 하는 등 지난 4월 승마중 입은 부상 후유증을 드러내며 완패했다.
한편 남자복식에서는 예브게니 카펠니코프(러시아)―다니엘 바체크(체코)조가 호주의 토드 우드브리지―마크 우드포드조를 2대1(7―6, 4―6, 6―3), 혼합복식에서는 히라키 리카(일본)―마헤시 부파티(인도)조가 미국의 리사 레이몬드―패트릭 갈브레이드조를 2대0(6―4, 6―1)으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 「10대 돌풍」 크로아티아 마욜리 ▼
95, 96년 프랑스오픈 8강, 96년 호주오픈 8강이 그랜드슬램 최고성적이었던 이바 마욜리. 그러기에 올 프랑스오픈에서의 「스타 탄생」은 더욱 극적이었다.
오는 8월이면 만 스무살이 되는 마욜리는 전형적인 테니스가문에서 태어났다. 테니스선수 출신으로 지금도 자신의 코치를 맡고 있는 아버지를 따라 코트에 처음 선 것이 일곱살 때.
고사리 같은 손에 큼지막한 라켓을 쥔 마욜리는 오빠와 함께 아버지 밑에서 「가내교육」을 받던 중 열세살이 되던 90년 미국으로 건너가 「선진 테니스」를 몸에 익혔다.
91년 프로에 처음 이름을 올린 마욜리는 93년 세계여자테니스협회(WTA)가 주는 「올해의 가장 인상적인 신인상」을 수상했다.
1m73, 61㎏의 오른손잡이인 마욜리가 세계무대에 바람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은 95년 취리히에서 열린 유럽실내대회. 여기서 마욜리는 두손을 모아치는 그라운드스트로크로 1, 2번 시드를 배정받은 야나 노보트나(체코)와 마리 피에르스(프랑스)를 나란히 제압하며 우승, 예비스타로 인정을 받았다.
마욜리는 그해 독일 필더슈타트에서 열린 프르세그랑프리대회에서도 우승, 랭킹 10위권에 진입한 뒤 올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힝기스에 이어 새로운 10대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홍순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