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김미경/술집 많아진 우리동네 단속해 주세요

  • 입력 1997년 5월 14일 10시 15분


중학교 3학년 학생입니다. 우리집은 서울 구로구 구로2동에 있습니다.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자라난 우리 동네 우리집이 좋습니다. 가난하지만 따뜻한 정을 가진 이웃들끼리 모여사는 시골같이 인심이 좋은 동네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동네에 이상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낮에는 조용하게 문을 닫고있던 점포들이 해가 지고 날이 어두워지면 문이 열리고 불이 켜집니다. 짙은 화장에 입술을 붉게 칠하고 속이 다 보이는 옷을 입은 우리 또래의 어린 여자들이 지나가는 남자들 손을 잡아끌며 소동을 부립니다. 『술한잔 하고 놀다 가세요』 나는 우리 동네에 살기가 무척 창피하고 부끄럽습니다. 그래서 학교 친구들을 우리집에 초대한 일이 한번도 없습니다. 부모님은 밤만 되면 우리를 한발짝도 못나가게 하십니다. 학원에 갔다가 밤늦게 돌아올 때면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십니다. 저녁 7∼8시부터 새벽까지 동네는 완전히 무법천지입니다. 욕하고 싸우고 소리 지르고…. 우리 동네에서는 구청공무원이나 경찰아저씨를 아예 믿지 않습니다. 신고를 해도 소용없고 단속한번 안하기 때문이죠. 얼마전에 나와 친하게 지내던 옆집 명숙이네가 이사를 갔습니다. 아이들 교육이 걱정이 된다고요. 나도 엄마 아빠를 조릅니다. 『우리도 이사가요』 그러나 나와 동생의 교육비 가족의 생활비가 너무나도 빠듯해 다른 곳으로 이사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압니다. 「우리 동네에 술집이 없으면 얼마나 좋을까」. 조용하고 깨끗한 동네가 될 수는 없을까요. 김미경(서울 구로구 구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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