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어떻게 바뀌나]「시장원리」 적응해야 생존

  • 입력 1997년 4월 16일 20시 12분


『모든 금융기관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시장과 신용리스크관리시스템 개발에 힘을 결집해야 합니다. 그러나 금융개혁이 성공하려면 금융시장의 모든 참여자들의 생각도 「시장원리」에 의해 움직이는 쪽으로 바뀌어야 합니다』(한국은행 관계자) 우리나라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에 따라 내년 말까지는 국내 은행업에 대한 외국인의 100% 지분출자가 가능해진다. 내년 2월에는 외국 증권사도 독자적으로 한국시장에서 영업을 하게 되고 오는 2000년에는 외국인의 주식투자한도도 없어지게 된다. 외국자본에 금융시장의 빗장이 활짝 풀리면 국내 금융기관들이 버틸만한 실력이 있는가. 국내 금융기관들의 취약성은 수지상황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작년 국내 25개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의 당기순이익은 8천4백68억원으로 전년대비 2.4% 감소했다. 특히 6대 시중은행은 순익이 전년대비 46.3% 줄었다. 반면 한국에 지점형태로 진출해 있는 35개 외국은행들은 62.0% 늘어난 3천1백26억원의 이익을 냈다. 금융전문가들은 이처럼 열세인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맨먼저 신용리스크관리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돈을 빌려줄지, 이자는 얼마나 받을지를 결정하는 객관적인 잣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급변하는 환율에 대처하는 리스크관리시스템을 개발해 기업에 제공하는 것도 고객을 붙잡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지점을 데이터베이스로 묶어 고객의 자금운용방안을 즉석에서 조언하거나 대출을 원하는 고객에게 시시각각 변하는 금리를 토대로 새 융자상품을 만들어 내는 「고객우선」의 영업체제도 필요한 시점이다. 과거처럼 고객 돈을 끌어모아 놓고 밀려드는 기업들의 대출요청에따라 돈을 내주는 식의 돈장사로는 외국 금융기관의 공격을 버텨내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기에 금융개혁을 추진중인 일본 금융기관들의 대처방안도 참고할 만하다. 은행 증권업무를 같이 하되 소매 또는 도매금융 중 어느 하나에 집중해 실력을 키우는 것도 한 방법. 또 조직 합리화방안을 추진하면서 △폰뱅킹체제강화 △인터넷 거래상품개발 △연중무휴 24시간 영업체 등 고객서비스도 대폭 강화하는게 바로 그런 사례다. 〈윤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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