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PC통신에선]고교 등교시간

  • 입력 1997년 3월 20일 07시 48분


▼9시로 늦춰 여유갖도록 해야▼ 별보고 등교해 달보고 귀가하는 다람쥐 쳇바퀴 생활. 대학이 인생의 전부인가. 입시를 앞둔 고교시절은 왜 이리도 고달픈지. 입술도 트고 얼굴도 거칠해져 꼴이 말이 아니다. 겨울이나 여름이나 오전7시 전후면 등교해야 한다. 적어도 새벽6시면 일어나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자니 버스에서나 걸어가면서도 졸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일찍 잠자리에 들 처지도 못되는 게 현실이다. 야간자율학습이 밤11시 가까이까지 계속되기 때문이다. 학원이라도 다니면 귀가시간은 자정을 훌쩍 넘어서는 게 기본이다. 집에 와서도 이것저것 정리하다 보면 오전2시. 도대체 잠은 언제 자는가. 학생은 기계가 아니다. 초인도 아니다. 무리를 하면 그만큼 뒤탈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러니 등교해서 부족한 잠을 보충할 수밖에. 말이 좋아 자율학습이다. 오전시간엔 모두 병든 병아리마냥 꼬박꼬박 졸게 마련이다. 사실상 학습능률이 오를 리가 없다. 취미활동이나 건강관리를 위한 운동은 아예 뒷전이다. 차라리 등교시간을 오전9시 정도로 늦추자. 새벽별 보고 등교해 꾸벅꾸벅 존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능률 없는 공부는 오히려 후퇴일 뿐이다. (나우누리ID·flat90·cyron) ▼고생은 3년뿐…게을러선 안돼▼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많이 잡는다고 했다. 또 못난 목수가 연장을 탓한다고도 했다. 옛말 틀린게 하나도 없다지 않는가. 괜한 핑계를 대지는 말자. 현실을 외면하지도 말자. 대학입시가 인생의 중요한 고비이고 갈림길이라는 건 누구나 인정한다. 투정을 부린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란건 뻔하다. 그렇다고 평생을 고생하라는 것도 아니다. 3년만 참으면 되지 않는가. 그정도 투자야 감수하는 게 마땅하다. 등교시간을 오전9시로 늦추자는 건 게으름뱅이의 투정에 불과하다. 인생의 목표를 정하고 젊은 시절에 매진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흐뭇하다. 새벽에 일어나기조차 못한대서야 도대체 뭘 이룰 수 있겠는가. 세상은 혼자서만 사는게 아니다. 내몸 아끼지 않는 엄마들의 헌신적인 사랑을 느끼지도 못하는가. 새벽같이 일어나 도시락을 몇개씩 챙겨주는 정성에 보답이라도 해야 할 게 아닌가. 밤이 늦도록 가슴 졸이며 기다리는 마음을 되새겨보자. 맑은 새벽공기가 얼마나 상쾌한가. 하루를 길게 사용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무엇인가. 촌음이 아쉬운 게 우리네 고교 시절이다. 행여 늦잠이라도 자보라. 그처럼 허무한 느낌도 드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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