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동안 살던 15평 임대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이다. 5년전 처음 입주할 때 보니 뒷베란다는 시커멓게 그을었고 욕실의 벽면은 임신부처럼 배가 불러 건드리면 우르르 쏟아질 것 같았다. 주공아파트라 믿었는데 아마 하청을 주었던 모양이다.
하자보수를 두번째 요청할 때였다. 『당신 집이오? 주택공사 집이야. 세를 사는 주제에 뭘 말해』 자식같은 관리책임자가 삿대질까지 해댔다. 『그러나 이 집은 집없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이고 우리도 이 집을 분양받을 생각인데 그대로 되겠습니까』 죄인처럼 겨우 한마디 했더니 『그래서? 칠이 안됐다고 사는데 지장있어? 욕실 타일이 떨어졌다고 목욕을 못해?』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 나이까지 양심에 채찍질하며 허튼소리 한번 않고 살아온 나는 민망해서 얼른 꾸벅 절을 하고 나와버렸다.
분양받을 때도 서면으로 하자신고를 했으나 베란다 칠만 겨우 해주고 말았다.
이같은 하자는 우리집만 그런 게 아니라 같은 동의 여러집이 비슷한 상황이다.
주공 직원들이 분양을 끝내고 철수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타일은 우수수 떨어졌다. 개인적으로 수리를 하려니 50만원 이상이 든다고 해 엄두를 못낸채 1년6개월을 그대로 살고 있다. 하자보수기간도 이제는 끝난 상태다.
법으로 하자보수 기간을 정해 놓았으면 처음 신고했을 때 확인하고 고쳤어야 했다. 확인도 않고 사람을 윽박질러 두번 다시 말못하게 만드는 것이 회사 방침인가. 법보다 먼저 상식이 통하는 사회여야 하지 않을까.
주택공사 사장에게 묻는다. 이런 식으로 직원을 훈련시켜서 하자보수를 하지 않고 분양하도록 지시했는지, 서민들은 이렇게 당하고도 자기돈으로 보수를 해야 하는지, 정부투자기관의 분들은 꼭 그렇게 서민들 위에 군림해야 하는지. 힘없는 사람은 높은 분을 만날 수도 없어 지면으로 질문하니 꼭 대답해주기 바란다.
전영복(경기 평택시 이충동 478 주공아파트 107동 40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