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7년 한국온 김용화씨,무국적 1년반 강제추방 간청

  • 입력 1996년 12월 11일 20시 16분


「金基萬기자」 북한을 탈출한 지 7년만에 중국을 거쳐 한국에 밀항한 북한동포가 『당국이 북한출신임을 믿지 않아 귀순자로 인정해주지 않는다』며 『북한에서 탈출했는데 한국에서 받아주지 않으면 나는 어느 국적이냐』고 각계에 호소하고 나섰다. 함남 단천시 출신의 金龍華(김용화·43)씨가 그 주인공. 천신만고 끝에 작년6월25일 태안반도를 통해 밀항한 김씨는 1년6개월이 다되도록 귀순자로 인정받지 못해 「무국적자」로 남아 있다. 이에 김씨는 『차라리 중국으로 강제추방해 달라』고까지 요청하고 있다. 탈북 입국자가 북한으로 송환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강제추방을 자청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불법체류자 수용시설에 머물다 한 독지가의 호의로 경기 안양의 한 사설연수원에서 임시근로자로 일하는 김씨는 지난88년7월 양강도 혜산시에서 압록강을 건너 중국 길림성 매하구로 탈출, 92년 韓中(한중)수교이후 북경주재 한국대사관을 세차례 찾아 귀순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95년2월 베트남으로 밀입국, 현지 한국대사관에 다시 귀순을 요청했으나 대사관측은 『불법 월경혐의로 체포령이 내려 있으니 피신하라』며 약간의 여비를 주어 김씨를 돌려 보냈다. 그는 다시 중국으로 탈출, 지난해 6월 중국 산동성에서 쪽배로 한국에 밀항했다. 공안당국이 그를 북한주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그가 「중국인 거민증」을 갖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김씨는 『중국체류 탈북자중 신변안전을 위해 위조거민증을 갖고 있거나 조선족과 일시 결혼하는 사람이 한둘이냐』며 『당국이 탈북자를 선별수용하기 때문에 일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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