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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나라 먼나라]리히텐슈타인

입력 1996-10-30 20:43업데이트 2009-09-2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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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金昶熙특파원」 제헌(制憲)75주년을 맞아 최근 리히텐슈타인의 한 야당은 의회에 헌법개정안을 제출했다. 개정안의 초점은 지금까지 군주와 국민이 공유하던 주권을 전적으로 국민에게 돌린다는 것이었다. 근대적 의미에서 너무도 당연한 이 개정안은 그러나 통과될 가능성이 전무한 것으로 보인다. 총 25석의 의회에서 개정안을 제출한 야당은 겨우 1석만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 게다가 국민들도 기존의 입헌군주제에 별 문제를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개 유럽의 입헌군주제는 왕이나 제후가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철저히 고수하고 있으나 리히텐슈타인만은 군주가 「주권의 상당부분을 소유하고 통치까지 하는」 따라서 상당히 전근대적인 형태다.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사이의 알프스산 기슭에 위치한 리히텐슈타인 공국(公國)은 인구 3만명, 국토면적 1백60㎢로 초미니국가이지만 1인당 국민소득은 무려 3만3천달러로 세계 최고수준. 세금이 매우 낮아 이 나라에 적(籍)만 둔 외국회사의 수가 국민 1인당 1개를 넘을 정도이고 그외에 우표와 치과용 기계 등이 주요생산품이다. 그러나 민주주의 발전은 매우 더딘 편이어서 1921년에 군주제와 민주제를 애매하게 혼합한 헌법이 만들어졌고 여성참정권은 지난 84년에야 도입되었을 정도다. 워낙 소득이 높고 안정된 생활을 누리다보니 국민들은 정치에 별반 관심이 없다. 게다가 보수성향의 기존 정당들(진보시민당 조국연합)간의 정쟁, 정치권과 89년 즉위한 군주 한스 아담 2세(51)간의 불협화음 등은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권에서 눈을 돌리게 만들었다. 특히 의회와 사사건건 충돌해 온 한스 아담 2세는 92년 「의회해산, 총선실시」의 비상대권을 발동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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