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문화의 집」개설계기 문화환경 질 높이자

  • 입력 1996년 10월 26일 20시 16분


우리 나라 직장인들은 대부분 일을 더해 돈을 더 벌기보다 여가를 원한다. 그러나 시간도 없고 돈도 없어서 막상 시간이 나더라도 주로 집에서 휴식을 취하며 TV나 비디오를 본다. 올초 한 여론조사기관이 조사발표한 자료다. 미혼일 때는 57%가 연극 영화관람 등 문화행사에 참여하면서 여가를 보내다가도 결혼 후에는 24%만이 영화나 연극을 찾는다는 조사도 있었다 ▼집 가까운 곳에 영화관 미술관 도서관이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다면 사정은 상당히 달라질 것이다. 노래방 비디오대여점 만화가게가 전국적으로 성업을 이루는 것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규모는 작지만 다양한 문화체험을 상시 제공하는 문화복합공간이 집 근처에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은 그래서 구체적이고 절실하다 ▼문화체육부는 어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문화의 집」을 개설했다. 문체부가 지난 2월 발표한 문화복지 기본구상의 중점사업 중 하나로 첫번째 문을 연 것이다. 문화의 생활화, 생활의 문화화를 통한 가치있는 삶, 여유있는 삶, 건강한 삶의 추구라는 문화복지구상이 문화의 집을 통해 어떻게 구현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문화인프라의 주거생활권 접근은 일단 환영해야 한다 ▼문체부는 앞으로 2011년까지 농어촌지역의 마을단위, 도시의 아파트단지, 산업단지와 기업체 등의 복지시설이나 유휴공간에 3백50개의 문화의 집을 개설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시설만 제공하고 공간운용은 지역주민들이 맡아 문화자료와 문화체험을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가 되리라고 한다.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문화에 대한 수요도 다양화 고급화하고 있다. 문화의 집이 문화환경의 질을 높이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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