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은메달을 딴 황대헌(왼쪽)이 14일(현지시간) 금메달리스트 옌스 판트 바우트, 동메달리스트 로버츠 크루즈버그스(라트비아)와 삼성 갤럭시 Z플립으로 ‘빅토리 셀카’를 찍고 있다. 황대헌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삼성이 후원하는 ‘팀 삼성 갤럭시’의 멤버기도 하다. 밀라노=AP 뉴시스
“4년 전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승한 황(대헌)의 (앞서서 리드하는) 전략을 따라하려고 했다. 잘 될지 확신은 없었는데 결국 잘 먹혔다. 이런 게 쇼트트랙의 미학인 것 같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올림픽 쇼트트랙 대회의 잇다른 혼선 속에도 남자 1000m에 이어 남자 1500m까지 ‘깜짝 2관왕’을 완성한 엔스 판트 바우트(네덜란드)가 자신의 1500m 우승 비결로 ‘2022 베이징 대회 때 황대헌의 레이스 영상’을 꼽았다.
옌스 판트 바우트(가운데)가 남자 1500m 결선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포효하고 있다. 왼쪽은 은메달을 딴 황대헌, 오른쪽은 동메달을 딴 로버츠 크루즈버그스. 그 뒤로는 메달을 놓친 윌리엄 단지누. 밀라노=AP 뉴시스옌스는 15일 1500m 결선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결선에 9명이나 오른 상황이었다. (결선 전) 몸을 풀면서 팀에서 ‘베이징 올림픽 결선도 10명이 뛰어서 지금이랑 비슷하다’면서 영상을 보라고 했다. 그래서 어떻게 우승했는 지를 봤다”고 했다.
계속해 옌스는 “우리 팀 전체, 그리고 응원와 준 친구들, 가족들, 또 오늘 아마 경기장에 이탈리아 분들보다 네덜란드 분들이 더 많았던 것 같은데 오렌지(네덜란드 상징색)색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옌스 판트 바우트(네덜란드)가 14일(현지시간) 남자 1500m 금메달을 확정한 뒤 경기장을 찾은 네덜란드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밀라노=AP 뉴시스 이번 대회를 앞두고 1500m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투어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던 윌리엄 단지누(캐나다)와 한국의 임종언이 유력 금메달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임종언은 준준결선에서 미끌어지며 결선에 합류하지 못했고 단지누는 5위에 그쳤다. 이탈리아 안방 팬들의 응원을 받았던 피트로 시겔 역시 앞에 넘어진 선수에 걸려 넘어지며 준결선 진출이 좌절됐다.
준결선을 1위로 통과한 캐나다의 윌리엄 단지누(왼쪽)는 결선에서는 5위에 그치며 1000m에 이어 1500m에서도 메달을 기록하지 못했다. 밀라노=AP 뉴시스 반면 판트 바우트는 이번 시즌 월드투어 3차 대회 1000m 금메달이 딱 한 번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벌써 금메달만 두 개째 수확한 판트 바우트는 “이번 시즌이 좋지 않았고 1000m에서 한 번 잘했어서 1000m에 집중했다. 1500m 금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금니 두 개 꽂고 올림픽 금메달 두 개
판트 바우트는 턱 오른쪽에 10cm나 되는 선명한 ‘칼자국’으로 유명한 선수다. 주니어 시절이었던 2019년 경기 중 상대 선수 칼날에 턱을 베이면서 난 상처다. 이 충돌 때 충격으로 판트 바우트는 아랫니 두 개도 빠졌다. 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그의 부모님은 “그러면 금니로 하자”고 했다.
이번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확정한 뒤 네덜란드 국기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옌스 판트 바우트. 밀라노=AP 뉴시스 그의 아랫니에 래퍼마냥 반짝이는 금니가 두 개 있는 까닭이다. 판트 바우트는 “사고 후에 링크장으로 돌아가니 피범벅이 됐던 그 때 생각도 나고 좀 무섭더라. 운동을 계속 하냐, 마냐 하던 때도 있었다”며 “사고 후에 부모님이 그만하고 싶으면 그만해도 되지만 할 거면 제대로 하라고 하셨다. 그 순간 다시 이런 사고가 다시 일어나더라도 쇼트트랙을 할 수 있겠다는 결심이 들었다”고 했다.
판트 바우트는 금니 갯수와 올림픽 금메달 수가 똑같이 두 개가 된 상황에 대해 “공교롭게 그런 연관성이 생겼는데 내 굴곡의 일부라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동메달은 로버츠 크루즈버그스(라트비아)에게 돌아갔다. 라트비아 쇼트트랙에서 나온 첫 메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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