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리가 10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계주 준결선에서 미국 선수에 걸려 넘어지고 있다. 밀라노=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스스로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4년 전 악몽이 반복됐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1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혼성 2000m 계주에서 6위에 그쳤다. 한국은 준결선에서 3위로 결선 진출에 실패한 뒤 5~8위 결정전인 파이널 B에서도 네덜란드에 뒤졌다.
한국은 정예 멤버인 최민정(28), 김길리(22), 황대헌(27), 임종언(19)으로 준결선에 나서 미국, 벨기에, 캐나다와 결선 진출을 다퉜다. 레이스 중반 캐나다와 선두 다툼을 하던 미국의 커린 스토더드(25)가 미끄러졌는데 뒤따르던 김길리가 이를 피하지 못하고 충돌했다. 펜스와 부딪힌 상황에서도 김길리는 최민정과 터치하며 레이스를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놓았다.
결국 3위로 준결선을 마친 한국은 경기가 끝난 뒤 구제를 기다렸지만 심판은 김길리가 넘어질 당시 3위에 있었다는 이유로 최종 순위를 그대로 인정했다. 한국 코치진이 항의에 나섰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김길리가 10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계주 준결선에서 미국 선수에 걸려 넘어지고 있다. 밀라노=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한국은 지난 올림픽까지 쇼트트랙에 걸린 금메달 65개 중 26개를 차지한 ‘쇼트트랙 절대 1강’이지만 혼성계주에서는 유독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혼성계주가 처음으로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4년 전 베이징 대회 때는 첫 레이스인 준준결선에서 3번 주자 박장혁(28)이 얼음에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번에도 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혼성계주는 한국이 올림픽 쇼트트랙 종목 중 유일하게 입상조차 못한 종목으로 남았다.
파이널A에서는 개최국 이탈리아가 금, 캐나다가 은, 벨기에가 동메달을 각각 차지했다. 베이징 올림픽 때 2위를 한 이탈리아는 연속 입상에 성공했다. ‘이탈리아의 쇼트트랙 전설’ 아리아나 폰타나(36)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올림픽 쇼트트랙 최다 메달 획득 기록을 12개(금 3개, 은 4개, 동메달 5개)로 늘렸다. 중국은 4위에 그치며 한국에서 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쥔(임효준·30)은 귀화 후 첫 올림픽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불운이 따랐지만 이번 대회 쇼트트랙에는 아직 8개의 금메달이 남아 있다. 혼성계주에 앞서 열린 여자 500m 예선에서 최민정, 김길리, 이소연(33) 등 3명이 모두 준준결선에 진출했다. 남자 1000m에서도 임종언, 황대헌, 신동민(21) 모두 준준결선에 올라 메달 사냥을 이어간다.
두 종목의 메달 주인은 13일에 가려진다. 500m를 비롯해 1000m, 1500m 및 3000m 계주에 출전하는 ‘얼음 공주’ 최민정은 “남은 네 종목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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