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지 본(미국)이 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토파네 알파인스키센터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 여자 활강 경기 도중 넘어지고 있다. 십자인대 파열에도 출전을 강행한 41세의 본은 경기 시작 13초 만에 오른팔이 기문에 부딪혀 넘어져 뒹굴며 왼쪽 다리가 골절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2026.02.09. 코르티나담페초=AP/뉴시스
“본의 코치가 (내게) 본이 헬기 안에서 나를 응원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줬다.”
8일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알파인 스키 여자 활강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브리지 존슨(30·미국)은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토파네알파인스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같은 종목에 출전한 ‘스키 여제’ 린지 본(42·미국)은 이날 레이스 시작 13초 만에 넘어지면서 크게 다쳤다. 하지만 본은 헬기로 병원으로 이송되면서도 팀 동료를 향한 응원을 멈추지 않았다.
존슨은 이날 1분36초10의 기록으로 선수 인생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런데 존슨도 본처럼 이 스키장에서 아픔을 겪은 적이 있다. 존슨은 토파네알파인스키센터에서 훈련을 하다가 무릎을 다쳐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존슨은 “꿈이 꺾이는 게 어떤 기분인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린지 본(미국)이 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토파네 알파인스키센터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 여자 활강 경기 도중 넘어져 의료진이 이송 준비를 하고 있다. 십자인대 파열에도 출전을 강행한 41세의 본은 경기 시작 13초 만에 오른팔이 기문에 부딪혀 넘어져 뒹굴며 왼쪽 다리가 골절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2026.02.09. 코르티나담페초=AP/뉴시스본은 코르티나담페초의 코디빌라 푸티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뒤 트레비소의 카 폰첼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카 폰첼로 병원은 성명을 통해 “본이 왼쪽 다리 골절을 안정화하기 위해 정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았다”고 알렸다. 미국 스키 대표팀은 “본의 상태는 안정적이다”라고 전했다.
본의 별명 중 하나는 ‘코르티나의 여왕’이다. 이번 올림픽이 열린 코스에서만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FIS) 월드컵 12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코스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본이지만 이번 올림픽에선 솟아오르는 형태의 범프(둔덕)를 정복하지 못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 코스에서 선수들은 시속 130km까지 속력을 내는 ‘토파나 슈스’ 구간을 지난다. 레이스의 안정감을 좌우하는 건 토파나 슈스 구간 직전 턴 지점이다. 이 지점엔 솟아오르는 경사로 설계된 부분이 있다. 본은 여기서 몸이 공중으로 떠오른 뒤 기문을 스치면서 균형을 잃었다. 노르웨이 스키 선수 카이사 비크호프 리(28·노르웨이)는 “해당 구간은 항상 울퉁불퉁하지만, 올해는 마지막 범프가 더 컸던 것 같다”고 했다. 피터 게르돌 FIS 여자부 레이스 디렉터는 “(범프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면서도 “올림픽 메달이 걸린 경기인 만큼 어느 정도 도전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방 십자인대 파열 진단을 받고도 올림픽 출전을 강행한 본이 충격적인 부상으로 올림픽을 마감하게 되자 쾌유를 기원하는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본과 친분이 두터운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40·스페인·은퇴)은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당신은 끈기의 상징이다. 빨리 회복하길 바란다”라고 적었다. 커스티 코번트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본은 영원한 올림픽 챔피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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