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캔자스시티 치프스, 연고 도시 그대로인데 주(州)만 옮긴다?[황규인의 잡학사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23일 11시 58분


캔자스시티 치프스 안방구장 애로헤드 스타디움 출입구. 캔자스시티=AP 뉴시스
캔자스시티 치프스 안방구장 애로헤드 스타디움 출입구. 캔자스시티=AP 뉴시스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팀 캔자스시티 치프스는 2031년 이주를 목표로 새 안방구장을 짓기로 했다고 23일 발표했습니다.

치프스는 캔자스시티 서쪽 상업지구 ‘더 레전즈(The Legends)’ 인근에 돔구장을 지어 이전할 계획입니다.

현재 안방구장 애로헤드 스타디움에서 약 23마일(약 37㎞) 떨어진 위치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사이를 주(州) 경계선이 가로지른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 치프스는 캔자스시티를 떠나는 게 아닌데도 미주리주를 떠나 캔자스주에 둥지를 틀게 됩니다.

1960년 댈러스 텍산스로 창단한 치프스는 1963년 캔자스시티로 옮긴 뒤 줄곧 미주리주를 본거지로 삼고 있었습니다.

두 주에 걸쳐 있는 도시 캔자스시티. 자료: 오픈스트리트맵
두 주에 걸쳐 있는 도시 캔자스시티. 자료: 오픈스트리트맵
이는 캔자스시티가 두 주 경계에 걸쳐 있는 ‘쌍둥이 도시’라 생기는 일입니다.

또 이름과 달리 캔자스주 쪽보다 미주리주 쪽이 더 대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라 켈리 캔자스주지사는 “우리는 늘 치프스의 팬이었다. 이제 치프스의 가족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미주리주에는 2015년까지만 해도 NFL 팀이 치프스와 램스 두 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램스는 2016년 로스앤젤레스(LA)로 떠났고 이제 치프스마저 떠나보낼 위기에 처했습니다.

마이크 키호 미주리주지사는 “우리는 치프스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치프스의 마음을 돌릴 미주리식(Show-Me) 해법 찾아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캔자스시티 치프스 안방구장 애로헤드 스타디움. 캔자스시티=AP 뉴시스
캔자스시티 치프스 안방구장 애로헤드 스타디움. 캔자스시티=AP 뉴시스
치프스는 1972년부터 애로헤드 스타디움을 안방 구장으로 쓰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여러 차례 개·보수를 거친 뒤에도 세월의 흔적을 모두 지우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캔자스시티 지역은 또 날씨가 추운 데다 제반 인프라 시설도 부족해 ‘슈퍼볼’(NFL 챔피언결정전)을 유치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에 치프스 구단은 돔구장을 지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겁니다.

러마 헌트(1932~2006) 치프스 초대 구단주는 “미주리주 쪽이든 캔자스주 쪽이든 ‘캔자스시티에서 왔다’고 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치프스 이야기를 꺼낼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미주리주는 이제 ‘치프스는 캔자스시티의 팀’이라는 구호만으로는 치프스를 붙잡기 어려운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황규인의 잡학사전#NFL 캔자스시티 치프스#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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