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59번’ 박병호, 첫 경기부터 장외포…더 빛난 건 키움 4번 타자 이주형[어제의 프로야구]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30일 0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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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가 29일 키움전에서 4회 장외 홈런을 때리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의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가 29일 키움전에서 4회 장외 홈런을 때리고 있다. 삼성 제공
29일 키움과 삼성의 경기가 열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는 경기 전부터 오직 한 선수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하루 전인 28일 트레이드를 통해 KT 위즈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왕년의 홈런왕’ 박병호(38)가 주인공이었다.

박병호가 삼성의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등장하자 삼성 팬들은 큰 박수로 환영했다. 상대팀 키움 팬들 역시 박병호의 새 출발을 응원했다. 키움은 박병호가 전성기를 보냈던 친정팀이기도 하다.

28일 삼성으로 트레이드된 박병호가 라커움 앞에서 새 동료들과 인사하고 있다. 삼성 제공
28일 삼성으로 트레이드된 박병호가 라커움 앞에서 새 동료들과 인사하고 있다. 삼성 제공
키움과 KT 시절 달았던 등번호 52번이 아닌 새로운 등번호 59번을 달고 경기에 나선 박병호는 이적 첫 경기부터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날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박병호는 2회 첫 타석에서는 오른쪽 담장 바로 앞에서 잡히는 큼지막한 플라이를 쳤다.

그리고 팀이 1-8로 뒤진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상대 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상대로 홈런포를 가동했다. 4구째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 한복판에 몰리자 이를 놓치지 않고 가볍게 방망이를 돌렸다. 방망이 중심에 맞은 타구는 쭉쭉 뻗어가더니 담장은 물론 외야 관중석까지 넘긴 장외 홈런으로 연결됐다. 비거리는 120m. 박병호가 홈런 손맛을 본 것은 KT 유니폼을 입고 있던 8일 NC전 이후 21일 만이다. 시즌 4호이자 개인 통산 384번째 홈런이었다.

삼성 박병호의 타격 준비 모습. 푸른색 유니폼이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  삼성 제공
삼성 박병호의 타격 준비 모습. 푸른색 유니폼이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 삼성 제공
무려 6차례(2012~2015년, 2019년, 2022년)나 홈런왕을 차지했던 오른손 거포 박병호는 올해 초 힘든 시간을 보냈다. ‘천재 타자’ 강백호가 부활하고, 오른손 타자 문상철마저 잠재력을 폭발시키면서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출전 기회가 줄어들면서 성적도 쪼그라들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44경기에서 타율 0.198(101타수 20안타) 3홈런 10타점에 그쳤다. KT 1년차이던 2022년 35홈런으로 홈런왕에 올랐던 모습을 온데간데 없었다. 명예로운 마무리를 원했던 박병호는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찾아 KT 구단에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고, 결국 오재일과의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에 새 둥지를 틀었다.

오른손 거포 갈증에 시달리던 삼성은 박병호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여전히 언제든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파워를 갖고 있고,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특성상 좌중간, 우중간 펜스까지 거리가 짧아 박병호에게 훨씬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날 홈런 공방전 끝에 5-11로 패했지만 이날 박병호의 모습은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6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박병호는 8회에는 안타 한 개를 추가하며 이적 후 첫 경기를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마쳤다.

키움 4번 타자 이주형이 3회 3점 홈런을 때린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왕관을 쓴 채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대구=뉴시스
키움 4번 타자 이주형이 3회 3점 홈런을 때린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왕관을 쓴 채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대구=뉴시스
이날 삼성을 4연패의 늪에 빠뜨리며 키움의 4연승에 가장 크게 기여한 선수는 키움 4번 타자 이주형이었다.

이주형은 1회 중전 적시타를 터뜨린 데 이어 3회에는 우월 3점 홈런을 때렸다. 4회에는 중전 안타, 6회엔 우익선상 2루타를 치는 등 5타수 4안타 4타점 2득점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이주형의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점 및 최다 안타 타이기록이었다.

키움은 5-8로 쫓긴 7회 외국인 선수 도슨의 솔로 홈런과 최주환, 김주형의 적시타로 3점을 더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선두 KIA는 창원 경기에서 나성범과 김도영의 홈런포를 앞세워 NC를 6-3으로 꺾었다. 4연승을 달린 KIA는 2위 LG와의 승차를 2.5경기로 유지했다.

대전에서는 신인 황준서의 역투를 앞세운 한화가 롯데에 3-0으로 승리하고 4연승을 이어갔다. 황준서는 6이닝 2피안타 5볼넷 무실점 호투로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시즌 2승(5패)째를 수확했다.

서울 잠실구장에서는 두산이 KT의 5연승을 저지하고 12-6으로 승리했다. 두산은 3-3 동점이던 4회 대거 6점을 뽑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김재환은 2점 홈런을 쏘아올리며 시즌 13호 홈런을 기록했다.

인천에서는 LG가 SSG를 13-4로 대파하고 6연승을 달렸다. SSG를 8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SSG는 전신 SK 시절이던 2020년 8월 28일∼9월 5일 8연패(최종 11연패) 이후 처음 8연패를 당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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