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외국인 원투펀치’로 개막 2연승… 돌아온 ‘엘도라도’ 떼창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작년 8위 그쳐… 올해도 약체 평가
코너-레예스, KT 상대 잇단 QS
15년 만에 깜짝 개막 2연승 환호
‘삼성 왕조’ 응원가 저작권도 해결… 오늘부터 작년 챔프 LG와 3연전

올해 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삼성을 ‘5강’ 전력으로 평가한 전문가는 찾기 힘들었다. 지난 시즌 8위에 그친 삼성은 선발 투수진과 타선이 다른 팀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54승(28패)을 거두며 에이스로 활약한 데이비드 뷰캐넌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복귀의 꿈을 좇아 삼성을 떠났다.

하지만 삼성은 23, 24일 열린 개막 2연전에서 전문가들의 예상을 깼다. 지난 시즌 준우승팀이자 올해 LG와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KT를 상대로 두 경기를 모두 이겼다. 삼성 승리의 주역은 새 외국인 ‘원투 펀치’ 코너 시볼드(등록명 코너)와 데니 레예스였다.

시범경기 때까지만 해도 두 선수는 기대보다 걱정이 더 많았다. 1선발을 맡아야 할 코너는 두 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7.00으로 부진했다. 뷰캐넌의 대체 선수로 영입한 레예스 역시 1승 1패, 평균자책점 3.38로 평범했다.

코너 시볼드(미국)나이: 28세 키, 몸무게: 188cm, 95kg1년 계약 총액: 100만 달러(약 13억4000만 원)MLB 성적: 3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8.12
코너 시볼드(미국)
나이: 28세 키, 몸무게: 188cm, 95kg
1년 계약 총액: 100만 달러(약 13억4000만 원)
MLB 성적: 3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8.12
하지만 정규시즌 뚜껑이 열리자 둘은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코너는 23일 개막전에서 6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2실점(1자책점)으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87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삼진 8개를 잡아냈다. 코너는 1-2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승패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삼성 타선은 연장 접전 끝에 KT 새 마무리 투수 박영현을 무너뜨리고 6-2로 재역전승했다. 삼성의 개막전 승리는 2018년 두산전 이후 6년 만이다.

데니 레예스(도미니카공화국) 나이: 28세     키, 몸무게: 198cm, 113kg 1년 계약 총액: 80만 달러(약 10억7000만 원) MLB 성적: 12경기, 2패, 평균자책점 6.26
데니 레예스(도미니카공화국)
나이: 28세 키, 몸무게: 198cm, 113kg
1년 계약 총액: 80만 달러(약 10억7000만 원)
MLB 성적: 12경기, 2패, 평균자책점 6.26
24일엔 레예스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레예스는 최고 시속 148km의 패스트볼과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며 6이닝 6피안타 2탈삼진 1실점으로 역시 퀄리티 스타트를 보여줬다. 삼성이 11-8로 이겨 레예스는 한국 무대 데뷔전에서 첫 승을 챙겼다. 삼성이 개막 2연전을 모두 이긴 건 2009년 LG전 연승 이후 15년 만이다.

지난해 역전패를 38번이나 당했던 삼성은 불펜 강화 효과도 톡톡히 봤다. 23일 경기에선 지난 오프시즌에 영입한 임창민과 김재윤이 7회와 8회에 각각 등판해 1이닝씩 무실점으로 막았다. 9회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연장 10회까지 2이닝을 실점 없이 넘겨 승리 투수가 됐다. 오승환은 24일 경기에서도 9회 등판한 장필준과 김대우가 각각 5점, 2점을 허용하며 흔들리자 소방수로 나서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고 세이브를 챙겼다.

2010년대 삼성의 왕조 시절 응원가였던 ‘엘도라도’ 역시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됐다. 엘도라도는 저작권 문제 때문에 2017년 10월 3일 ‘국민타자’ 이승엽(현 두산 감독)의 은퇴식을 마지막으로 야구장에서 들을 수 없었는데 지난겨울 삼성 구단이 저작권 문제를 해결해 올 시즌부터 응원가로 다시 쓸 수 있게 됐다. 멜로디가 웅장한 느낌을 주는 엘도라도는 안방과 방문경기를 가리지 않고 삼성이 8회 공격을 시작하기에 앞서 팬들이 함께 부른다. 수원 방문경기로 치른 개막 2연전에서도 3루 쪽 관중석을 메운 삼성 팬들은 8회초 공격에 앞서 엘도라도를 ‘떼창’했다. 선수 시절 이 응원가를 들으며 여러 차례 우승했던 박진만 삼성 감독은 “뭉클하고 웅장한 기분이 들었다. 올해는 팬들이 부르는 엘도라도를 들으며 80승 이상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삼성은 26일부터 사흘간 서울 잠실구장에서 디펜딩 챔피언 LG를 상대로 방문 3연전을 치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삼성#외국인 원투펀치#엘도라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