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감독에게 3월 16일이란?[발리볼 비키니]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18일 0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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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철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 감독.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신영철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 감독.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우리카드는 16일 대전 방문 경기에서 삼성화재에 2-3(24-26, 25-23, 25-20, 21-25, 14-16)으로 재역전패를 당했습니다.

우리카드(승점 70)에 이 패배가 뼈아팠던 건 승점 1 차이로 대한항공(승점 71)에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넘겨줘야 했기 때문.

우리카드는 전반기(1~3라운드)를 승점 39로 마감했습니다.

이런 팀이 후반기에 승점 32 이상을 더할 확률은 97.3%에 달하지만 우리카드는 이날 패배로 이 확률을 날려버리고 말았습니다.

재미있는 건 우리카드를 이끄는 신영철 감독에게는 3월 16일 경기 풀 세트 패배가 낯설지 않다는 점입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2023년) 3월 16일 인천 방문 경기에서도 2-3(20-25, 21-25, 25-20, 25-23, 14-16)으로 무릎을 꿇었습니다.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승점 56으로 정규리그 3위를 기록하면서 4위 한국전력(승점 53)과 준플레이오프(준PO)를 치렀습니다.

이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우리카드가 승점 2만 더했어도 준PO 없이 바로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

우리카드는 준PO에서 1-3(19-25, 18-25, 25-18, 22-25)로 업셋을 당하면서 한 경기 만에 ‘봄 배구’ 일정을 마감해야 했습니다.

2022년 3월 16일 안방 경기 상대 역시 대한항공이었고 경기 결과 역시 2-3(21-25, 25-18, 23-25, 25-23, 10-25) 패배였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이 경기는 2021~2022시즌 6라운드 세 번째 경기라 만회할 기회가 남아 있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3위 우리카드(승점 59)는 이때도 4위 한국전력(승점 56)과 승점 3 차이로 시즌을 마감하면서 준PO를 치러야 했습니다.

같은 해 만우절(4월 1일) 열린 이 시즌 준PO 결과 역시 우리카드의 1-3(28-30, 25-18, 22-25, 19-25) 패배였습니다.


우리카드 역사에서 가장 아쉬운 3월 16일 경기는 역시 2019년에 열렸습니다.

2013~2014시즌 (재)창단한 우리카드는 2018~2019시즌 정규리그 3위로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습니다.

우리카드는 천안 방문 경기로 열린 PO 1차전에서 현대캐피탈과 풀 세트 접전을 치러 14-13으로 매치 포인트 기회를 잡았습니다.

그러나 박진우(34)가 서브 범실을 저지른 끝에 결국 2-3(25-20, 21-25, 12-25, 25-23, 14-16)으로 경기를 내줬습니다.

신 감독은 한국전력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15년 3월 16일 대전 경기에도 역시 풀 세트 패배를 경험했습니다.

그러니까 신 감독이 우리카드 사령탑에 앉은 뒤 갑자기 3월 16일 징크스에 시달리게 된 건 아닙니다.

다만 이 경기는 2015~2015시즌을 통틀어 마지막 정규리그 경기였기 때문에 앞에 등장한 경기보다는 부담이 적었습니다.

한국전력은 이날 승점 1을 보태며 여전히 구단 역사 최다 기록으로 남아 있는 승점 65로 시즌을 마감했습니다.

그렇다고 신 감독이 3월 16일에 계속 패하기만 한 건 아닙니다.

대한항공 감독 시절인 2010년 3월 16일 안방 경기에서는 3-1(25-21, 25-15, 23-25, 25-19) 승리를 거둔 적이 있습니다.

이 경기는 이제는 여자프로농구 팀 신한은행 안방이 된 도원체육관에서 열렸고, 상대 팀 역시 이제는 프로배구에 참가하지 않는 신협상무였습니다.

이 정도면 신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팀은 3월 16일에는 제발 경기 일정을 잡지 말아 달라고 한국배구연맹(KOVO)에 읍소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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