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스리백 꺼낸 클린스만, 호주전도 깜짝 전술 나올까

  • 뉴시스
  • 입력 2024년 1월 31일 14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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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열세 예상되는 호주전, 의표 찌를 전술 기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 후 처음으로 중앙 수비수 3명을 두는 ‘스리백’ 전술을 들고 나와 승리를 거뒀다. 8강 호주전에서도 깜짝 전술이 나올지 주목된다.

클린스만 감독은 3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와 16강전에 김민재와 김영권, 정승현까지 중앙 수비수 3명을 동시에 선발 투입했다.

부임 후 줄곧 중앙 수비수 2명과 측면 수비수 2명을 두는 4백을 썼던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전격적으로 3백을 꺼내들었다.

이는 조별리그 결과에 따른 반성으로 풀이된다.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상대가 기존 4백 수비 약점을 분석하고 나왔고 이에 따라 한국은 세 경기에서 6골을 내줬다.

사우디 선수들을 교란하려는 의도도 읽혔다. 로베르토 만치니 사우디 감독이 한국 4백 공략법을 준비했을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갑자기 3백을 내놓음으로써 상대가 당황하게 하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클린스만 감독의 의도는 대체로 들어맞았다. 사우디는 전반에 한국 수비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팽팽한 접전이 벌어진 가운데 양측 모두 결정적인 기회를 창출하지 못했다.

3백 전술이 완벽히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전반 41분 코너킥 수비 상황에서 상대 선수들을 제대로 막지 못했고 사우디의 슛이 골대에 2번 맞고 나오는 등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아울러 3백 수비는 후반 1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사우디 알도사리의 예상 밖 패스에 한국 수비진이 허물어졌고 압둘라 라디프가 왼발 슛으로 골을 넣었다.

결국 한국은 동점골을 넣기 위해 선수 교체와 더불어 4백으로 전환했다. 사우디가 일찌감치 극단적인 수비로 전환하면서 걸어 잠그자 한국 측면 수비수 2명이 모두 공격에 전념했고 후반 막판 동점골이 나왔다.

이날 교체 없이 경기를 소화한 베테랑 중앙 수비수 김영권은 3백이 익숙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경기 후 기자들과 만나 “스리백이 익숙하지 않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준비를 최대한 했다”며 “조별리그와 달리 쉽게 들어간 실점은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수비에 숫자를 한 명 더 둬 조금 더 단단해지는 건 확실히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리백이든 포백이든 최대한 실점을 덜 하는 방향으로 계속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클린스만호는 다가오는 8강 호주전에서도 4백과 3백이라는 2가지 선택지를 갖게 됐다. 호주를 공략하는 데 적합한 진형을 고를 수 있게 됐다.

호주는 유럽식 축구를 구사하는 팀으로 조직력이 강점이다. 득점력이 부족하다는 평이 있었지만 16강 인도네시아전에서 4골을 뽑으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체격 면에서 우위를 보이는 호주는 한국보다 이틀 먼저 16강전을 치른 덕에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보충한 상태다.

호주는 한국이 조별리그와 16강에서 상대했던 중동팀, 동남아팀과는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9월 치렀던 웨일스와의 평가전을 떠올리며 호주전에 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웨일스는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 후 유일하게 상대한 유럽팀이다.

지난해 9월8일 웨일스 카디프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당시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클린스만 감독은 조규성과 손흥민을 투톱으로 배치했다. 조규성이 상대 골문 앞에 서고 손흥민이 뒤에서 자유롭게 움직였다. 중원에는 이재성, 황인범, 박용우, 홍현석이 포진했으며 수비진은 이기제, 김민재, 정승현, 설영우로 구성됐고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당시 전반 40분에야 손흥민이 첫 유효 슈팅을 기록할 정도로 공격이 답답했다. 후반 중반 이후 웨일스에 주도권을 뺏긴 한국은 상대 헤더슛이 골대에 맞고 나오는 등 위기를 겨우 넘겼다.

사우디전에서 상대 의표를 찌른 클린스만 감독이 호주전에서도 체력적 열세를 딛고 승리를 거둘 비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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