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구긴 한국, 신진서 9단만 바라본다…농심배 우승 위해 5연승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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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2월 5일 11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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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9단(한국기원 제공)
신진서 9단(한국기원 제공)
또 다시 신진서 9단 어깨에 한국 바둑의 농심배 운명이 걸렸다.

신진서 9단은 지난 4일 부산 동래구의 호텔농심에서 열린 제 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중국의 셰얼하오 9단에게 13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이로써 신진서 9단은 셰얼하오 9단의 연승을 7경기에서 저지하며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승을 안겼다. 더불어 농심배 통산 11연승을 이어가게 됐다.

신진서 9단에 앞서 출전한 한국의 설현준 8단, 변상일 9단, 원성진 9단, 박정환 9단은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자칫 대회 역사상 최초로 최하위에 머물며 대회를 마칠 뻔했던 한국은 마지막 주자 신진서 9단의 승리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한국은 지난 1999년 이 대회가 창설된 뒤 앞선 24번의 대회에서 단 1번도 최하위에 그친 적이 없고 15차례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부진한 경기력을 면치 못하며 최종 주자만 남는 초라한 처지가 됐다.

한국이 4연패를 기록, 16번째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신진서 9단의 활약이 절실하다.

신진서 9단이 우승을 확정 짓기 위해서는 내년 2월 중국 상하이에서 펼쳐지는 대회 3라운드에서 5연승을 기록해야 한다.

신진서 9단은 앞서 연승을 기록하며 한국의 우승을 두 차례 이끈 바 있다. 지난 22회 대회에서 신진서 9단은 4번 주자로 나서 5연승을 기록하면서 한국의 우승을 견인했다.

4연승을 기록하기 전까지 앞서 두 차례 출전한 농심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신진서는 커제 9단을 비롯해 양딩신 9단, 탕웨이싱 9단(이상 중국), 이야마 유타 9단, 이치리키 료 9단(이상 일본) 등 중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기사들을 꺾으며 ‘농심배 징크스’에서 제대로 벗어났다.

기세를 높인 신진서 9단은 23회 대회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서 4연승을 질주하며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번 대회는 최근 대회와 다르게 중국 상하이에서 펼쳐지는 대면 대국이다. 앞선 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대국으로 진행됐는데, 이번 대회부터 대면 대국 방식으로 복귀했다. 낯선 공간에서 대국을 펼쳐야 하는 만큼 신 9단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환경이다.

신진서 9단이 만약 어려움을 떨치고 6연승에 성공해 한국에 우승컵을 안기면 개인적으로 대회 16연승을 달성하며 이창호 9단의 대회 연승 기록(14연승)을 넘어서게 된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신진서 9단은 “보통 세계대회에서 우승하려면 다섯 판은 둬야하는데, 대회에서 앞으로 다섯 판이 남았다. (3라운드에서는) 첫 판이라는 마음으로 매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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