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37㎞ ‘잠수함’ 박종훈, 158㎞ ‘강속구’ 안우진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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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5월 6일 20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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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박종훈. /뉴스1 DB
SSG 랜더스 박종훈. /뉴스1 DB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뉴스1 DB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뉴스1 DB
최고 구속이 시속 137㎞에 불과한 ‘잠수함’ 박종훈(32·SSG 랜더스)이 158㎞의 강속구를 던지는 ‘리그 에이스’ 안우진(24·키움 히어로즈)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구속이 전부가 아님을 입증다.

박종훈은 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전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동안 104구를 던지며 4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1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이날 키움과 SSG의 선발 매치업은 극과 극이었다. 키움은 최고 150㎞ 중반의 강속구에 140㎞대 슬라이더를 던지는 ‘파워피처’ 안우진을 내세웠다. SSG는 130㎞ 중반대의 느린 공이지만 무브먼트와 독특한 폼, 낮은 코스에 형성되는 제구 등으로 상대 타이밍을 빼앗는 박종훈이 마운드를 지켰다.

스타일은 극명한 대비를 이뤘지만 두 투수는 모두 호투를 펼쳤다. 4회까지 양 팀 타자들을 꽁꽁 묶으며 ‘0의 행진’이 계속됐다.

안우진은 1, 2회 각각 2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는 등 특유의 윽박지르는 피칭으로 상대 타선을 얼어붙게 했다. 4회초엔 최주환, 최정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2루에 몰렸지만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병살타로 처리하고 한유섬을 1루 땅볼로 처리해 위기를 넘겼다.

박종훈도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1회 2사 후 김혜성에게 볼넷을 내준 뒤 도루를 허용했지만 에디슨 러셀을 3루 땅볼로 처리했고, 2, 3회는 삼자범퇴였다.

4회말엔 박찬혁에게 볼넷, 김혜성에게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에 몰렸지만 러셀을 투수 앞 땅볼로 유도해 병살타로 처리한 뒤 이원석을 내야 뜬공으로 잡았다.

0의 균형이 깨진 것은 5회였다. 안우진은 5회초 선두 박성한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맞은 뒤 최항의 희생번트로 1사 3루에 몰렸다. 오태곤의 내야 땅볼 때 전진 수비로 한숨을 돌렸지만, 이어진 김민식의 타석에서 폭투로 다소 허무한 실점을 했다.

6회초엔 최주환에게 개인 통산 100호포를 얻어맞으며 2실점째를 했다.

7회에도 선두 한유섬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위기를 넘긴 안우진은 7이닝 97구 6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10탈삼진 2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0점대를 이어가던 평균자책점은 1.23으로 높아졌다.

반면 박종훈은 잘 버텨냈다. 5, 6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박종훈은 7회 1사 후 러셀, 이원석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흔들렸다.

임병욱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박종훈은 이용규를 9구 끝에 몸 맞는 공으로 내보내 마지막 위기에 몰렸다. 그는 이병규에게 안타를 맞으며 1실점 했지만 2루 주자 이원석을 홈에서 잡아내며 동점을 막았다.

마지막은 흔들렸지만 7이닝 1실점의 호투는 올 시즌 주춤하던 박종훈의 부활을 예고한 것과도 다름없었다. 더욱이 키움을 넘어 ‘리그 에이스’ 안우진과의 맞대결을 이겨냈기에 더욱 값졌다.

이날 안우진의 최고 구속은 158㎞, 직구 평균 구속은 154㎞에 달했다. 반면 박종훈은 최고 137㎞, 직구 평균 132㎞에 불과했다.

공 빠르기는 시속 20㎞가 넘는 차이가 났지만 공 빠르기와 ‘실력’이 정비례하지는 않았다. 자신만의 확실한 무기로 경쟁력을 발휘한 박종훈의 가치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이날 SSG가 2-1로 승리함에 따라 박종훈은 시즌 첫승(2패)의 기쁨을 누렸고, 안우진은 잘 던지고도 2패(2승)째를 안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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