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야구, 오래 기다렸다” 개막 이틀간 20만 관중

  • 동아일보

WBC 부진-뒷돈 의혹 등 뚫고 인파
10구단 체제 첫 개막일 전 구장 매진
키움 연이틀 끝내기 승리 환호
삼성, 0-6서 8-6 화끈한 뒤집기… 두산-롯데는 명승부끝 1승1패

키움의 김태진(2번)이 2일 안방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 6회말에 안타를 날리자 1루 관중석의 홈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함성을 지르고 있다. 2023시즌 프로야구가 전날 개막한 가운데 2일까지 열린 주말 10경기에 모두 
19만6945명의 야구팬이 찾았다. 뉴스1
키움의 김태진(2번)이 2일 안방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 6회말에 안타를 날리자 1루 관중석의 홈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함성을 지르고 있다. 2023시즌 프로야구가 전날 개막한 가운데 2일까지 열린 주말 10경기에 모두 19만6945명의 야구팬이 찾았다. 뉴스1
개막을 앞둔 한국 프로야구엔 먹구름이 가득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달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지난달 말에는 전 롯데 투수 서준원이 미성년자 관련 범죄로 퇴출됐고, 장정석 전 KIA 단장은 계약 협상 중 선수에게 뒷돈을 요구했다는 의혹으로 해임됐다. 개막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에는 한국야구위원회(KBO) 간부의 중계권 관련 금품수수 등 혐의로 검찰이 KBO와 자회사 KBOP를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팬들은 여전히 야구에 기회를 주기로 한 모양이다. 1일 전국 5개 구장(잠실, 문학, 대구, 수원, 고척)에서 열린 2023시즌 KBO리그 개막전 5경기는 모두 매진됐다. 총 10만5450명의 관중으로 역대 개막전 관중 수 2위를 기록했다. 2015년 10개 구단 체제 이후 개막전에서 5개 구장 만원 관중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열기는 둘째 날에도 이어졌다.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SSG의 경기에선 2만3000장의 입장권이 모두 팔렸다. 개막 2연전 매진은 인천 연고 구단 첫 사례다.

같은 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두산전도 경기 시작 1시간여 만에 2만3750장의 티켓이 모두 팔렸다. 두산은 오재원의 은퇴식이 열린 지난해 정규시즌 안방 최종전부터 이날까지 3경기 연속 안방경기 매진을 달성했다. 두산 관계자는 “올해 새로 감독으로 부임한 이승엽 감독과 친정으로 돌아온 포수 양의지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며 “티켓 판매뿐 아니라 구단 유튜브 구독자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나머지 3개 구장에도 모두 1만 명 이상의 관중이 찾았다. 2일 5개 구장의 합계 관중 수는 9만1495명이었다.

만원 관중 앞에서 치른 개막 2연전에서 롯데와 두산은 1승 1패씩을 나눠 가졌다. 타격전으로 펼쳐진 1일 경기에서는 두산이 연장 접전 끝에 12-10으로 역전승하며 이승엽 감독에게 첫 승을 안겼다. 두산의 새 외국인 타자 로하스는 9-10으로 뒤진 연장 11회말 무사 1, 3루에서 문경찬을 상대로 끝내기 3점 홈런을 때렸다.

2일에는 투수전 끝에 롯데가 2-0으로 이겼다. 롯데 선발투수 나균안은 6과 3분의 2이닝 동안 5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해 은퇴한 이대호가 후계자로 지명한 한동희는 0-0 동점이던 7회초 1사 1, 3루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결승 2루타를 때려냈다.

KIA와 SSG도 1승 1패를 기록했다. 1일 SSG 선발로 등판한 왼손 투수 김광현은 5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개인 통산 150승째를 수확했다. 327경기 만에 150승 고지에 올라선 김광현은 정민철(전 한화 단장)이 갖고 있던 최소 경기 150승(347경기)을 20경기 앞당겼다. KIA는 2일 경기에서는 13안타를 집중시킨 타선의 힘을 앞세워 9-5로 역전승했다. KIA 선발 투수 이의리는 5이닝 동안 6개의 볼넷을 허용하는 제구 난조 속에서도 3실점(1자책)만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키움은 연이틀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1일엔 연장 10회말 이형종의 끝내기 안타로 3-2로 승리했고, 2일에는 9회말 김휘집의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으로 7-6으로 이겼다. 한 팀이 개막 2연전에서 모두 끝내기 승리를 거둔 건 역대 3번째다. 2013년 3월 30∼31일 롯데가 한화를 상대로 처음 기록했고, 2016년 4월 1∼2일에는 LG가 역시 한화를 상대로 같은 기록을 세웠다. 한화는 3번 모두 진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한화는 제1선발 스미스가 1일 경기 도중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내려가는 악재도 겹쳤다.

하루 전 NC에 0-8로 완패를 당했던 삼성은 2일에도 초반 한때 0-6으로 뒤졌으나 결국 8-6으로 역전승했다. 올해 처음 지휘봉을 잡은 박진만 감독도 첫 승을 신고했다. LG는 연장 11회 접전 끝에 KT를 10-9로 꺾고 전날 패배(6-11 패)를 설욕했다.



#한국 프로야구#2023시즌 kbo리그#개막전 5경기#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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